LG전자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냉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CEO)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본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권 사장은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용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에 이른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하이앤드급 스마트폰을 제외하곤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으로 전면 교체하며, 원가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외주생산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는 핵심 인력은 타부서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MC 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다른 사업본부 내 미니부서로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MC사업본부의 연구·개발 등 핵심 기술을 갖춘 부서를 타부서로 합쳐 기술력은 유지하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떨쳐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각은 MC 사업본부의 전면 매각이다. LG전자는 최근 열린 CES에서 펼쳤다 마는 롤러블폰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롤러블폰으로 몸값을 띄우고 사업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 관계자는 "매각과 사업축소 등 모든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합작법인 ‘LG 마그나’를 설립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가는 가운데, 모바일 사업에 대한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MC사업본부가 LG전자의 주가와 실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