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선방했다. 경쟁력 있는 SUV 신차를 선보이고, 비대면 서비스 수요에 발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을 도입한 전략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양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62만2269대를, 기아차는 58만6105대를 판매했다. 각각 전년보다 9.6%, 5%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 감소를 피할 수 없었지만, 전체 미국 시장 수요와 경쟁사의 실적을 고려하면 준수한 실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8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440만~1460만대로, 전년보다 15%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토요타는 전년보다 판매가 11.8%, 11.3% 줄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선방은 SUV 모델의 인기가 견인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SUV 판매량은 40만2661대로 전년보다 9% 증가하며 연간 판매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SUV 판매량이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에서 투싼이 12만2357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싼타페 10만757대, 팰리세이드 8만2661대, 코나 7만6253대 등이 뒤를 이었다.
기아차 중에서는 8만4343대 판매된 스포티지를 비롯해 텔루라이드 7만5129대, 쏘렌토 7만4677대, 쏘울 7만1862대 등이 힘을 더했다. 특히, 정통 SUV 이미지를 앞세운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연간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양사가 현지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 빠르게 비대면 판매에 나선 점도 실적에 한몫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라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기아차도 딜러를 통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4월에 현대ㆍ기아차의 현지 판매는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하는 등 고전했지만,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비대면 수요 대응에 힘입어 양사의 판매는 하반기 들어 회복세로 전환했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 부사장은 “회사의 신속한 조치와 업계 최고의 제품 라인업으로 소매업과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 선두주자가 됐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