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5~27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42%로, 9월 출범 직후 74%에서 32%포인트 떨어졌다. 3개월 하락 폭으로는 1987년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크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48%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질렀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 초기 100일간은 높은 지지율을 얻어 ‘허니문 기간’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허니문 기간이 끝나는 시기의 여론조사는 향후 정권의 연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허니문 기간에 지지율이 급락하면 다음 정권을 잡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스가 총리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디지털 대응 부서 창설 등 개혁 정책을 내놓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은 59%에 달했다.
특히 ‘총리 프리미엄’이 전혀 없다고 나타난 것은 뼈아픈 기록이다. 총리 프리미엄이란 내각 지지율에서 자민당 지지율을 뺀 값이다. 총리가 선거에서 무당층의 지지를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은 42%로 같았다. 즉, 단순 계산한다면 스가 총리가 무당층 유권자를 끌어올 만한 가치가 없어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야당에 내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자민당 지지층에서 조사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에 비해 13%포인트 떨어진 69%였다. 이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무당층의 내각 지지율은 22%에 그쳤다.
내년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에게는 정치적 위기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1%는 스가 총리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때까지만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고 답했다.
일본 중의원 선거는 내년 10월로, 그 사이 스가 총리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 자민당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해 새로운 얼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스가 내각 출범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코로나19 문제로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가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2008년 9월에 출범해 허니문 기간 지지율이 29%포인트 하락한 아소 다로 내각과 비교하며 “취임 후 1년 내 중의원 선거가 있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아소 내각은 2009년 9월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이어 “코로나19 대응 능력이 스가 내각의 체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