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새 주인으로 현대중공업지주가 낙점됐다. 향후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은 자구안 실행을 이루고,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됐다.
10일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계약서 협의를 거쳐 빨리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최종 인수를 위한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이다.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8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본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2파전’으로 압축되자 업계에서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것으로 예견해왔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인수 후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앞선 본입찰 후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동 딜러망 구축으로,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탑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특히 전기 굴삭기, 무인ㆍ자동화 등 미래기술 관련 플랫폼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지금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게 되면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의 ‘빅2’ 체제로 재편된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는 ‘톱5’에 오를 전망이다.
영국 건설정보전문업체 KHL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건설기계 기업 순위(매출 기준)에서 현대건설기계는 점유율 1.2%를 기록하며 22위에 머물렀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점유율은 4.5%까지 올라간다. 글로벌 시장에서 캐터필러(미국, 16.2%), 고마쓰(일본, 11.5%), 존디어(미국, 5.5%), XCMG(중국, 5.5%)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을 비롯한 불확실성은 변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DICC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2심에서는 FI가 승소했으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GS건설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DICC 소송을 비롯한 불확실성과 실사 과정에서의 정보 불충분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 불참을 택했다.
현대중공업과 두산 측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와 관련해, 현재 DICC 소송 관련한 부분이 어떻게 해결할지 정해지지 않아 인수 구조를 말하기 어렵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