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에너지 신사업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연합체를 구성해 도전한다.
전통 연료에 기초한 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던 SK 그룹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하며 혁신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관련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 E&S와 SK㈜,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솔루션 플랫폼 합작사(JV)인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Energy Solution Holdings Inc.)을 설립하고 미국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SK E&S가 53.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SK㈜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39.97%, 6.77%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미국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1위 기업인 ‘선런’(Sunrun Inc)과 합작사를 설립해 현지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도전한다. 애초 SK E&S가 올해 7월 약 1385억 원을 출자해 선런과 JV를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SK㈜와 SK이노베이션도 이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 것이다.
SK E&S 관계자는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를 통해 선런과 JV를 설립한다”며 “아직 JV 설립 이외의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 E&S가 주도한 JV이며, 일부 지분이 들어갔다”고 부연했다.
에너지 솔루션 사업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IT 서비스를 결합해 전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은 중앙 전력거래소가 아닌 가정이나 지역 단위의 전력망 속에서 전력의 생산과 거래가 이뤄지는 전력 소비형태인 분산형 전원이 발달해 있다.
분산형 전원을 활용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면 단순히 태양광 및 ESS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전력 수급을 관리하는 전력망 보조 서비스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JV를 통해 선런이 기존 미국 내에서 확보한 고객 네트워크에 IT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통해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를 통해 SK E&S는 사업 전반을 관리하고 ㈜SK는 IT 기술을, SK이노베이션은 ESS 등 배터리 관련 기술 및 제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합체의 친환경 사업 확장으로 각 그룹사는 ESG 경영을 가속하며 생존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가상발전소(VPP)를 운영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확대 중인 SK E&S는 이번 시도로 친환경 사업모델(BM)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ESS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주요 태양광 시장인 미국을 그룹사와 연합해 공략할 수 있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SK 그룹사의 합종연횡은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하는 ESG 경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최 회장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에 대한 고려를 지나 ESG를 경영에 고려해야 하고 이를 통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 상황도 좋아 경제적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태양광 시장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속 성장이 예고돼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5만 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실현할 경우 가정용 태양광 발전 및 ESS 시장이 먼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증권에 따르면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은 태양광 설치비용 하락과 가상발전소(VPP) 사업을 장려하는 법안이 승인되며 내년 20%가량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