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보유를 허용하는 방안이 29일 확정될 전망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열리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대기업 지주회사의 CVC 보유 허용 방안을 최종 결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형 벤처캐피털도 조속히 결론을 내고 도입하는 등 혁신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시중의 유동성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지 9일 만이다.
정부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대기업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간 중기부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으로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관계부처 논의에서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기업 지주회사에 CVC 보유를 허용하되, 자금 조달 방식, 투자처, 지분 문제와 관련해선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산분리 원칙이 훼손되거나, 재벌이 CVC를 사금고로 활용하는 등 CVC 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단 100% 모기업 자본으로만 CVC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부 외부자본의 참여 가능성은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무분별한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문어발식 확장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자본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회사의 CVC 지분 의무보유 비율을 설정하고,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회사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CVC 투자처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 밖에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하더라도 다른 금융업 겸영을 금지하고, CVC의 직·간접 투자 내역이나 특별한 이해관계자와의 거래내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최종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당에서도 대기업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내놨다. 해당 법안에는 △대기업을 포함한 일반지주회사 계열사가 협업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CVC 설립·벤처투자조합 결성 시 중기부에 등록하도록 하고 △CVC 투자 공시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