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최근 박스권 하단으로 인식됐던 1210원을 뚫고 3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위험선호 분위기가 확산한데다, 주요지지선이 무너지면서 롱스탑(달러매수 손절) 물량도 쏟아졌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미중 분쟁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위안화도 7.1위안을 밑돌았다. 주식시장도 랠리를 펼쳤다. 코스피가 6거래일째 올라 2200선에 바싹 다가서며 3개월보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일단 밤사이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을 잡을 것으로 봤다. 다만 결과가 나쁘더라도 바닥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봤다. 1210원을 하향돌파한 이상 1200원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음주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경기하강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레벨부담 말고는 딱히 원·달러 하락을 저지할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121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고가는 1218.4원이었다. 장중 변동폭은 11.3원에 달해 4월21일 20.4원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역외환율은 6거래일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6.5/1216.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8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리스크온 심리로 원·달러가 하락했다. 1212원 내지 1216원 저항선이 무너진 후에는 롱스탑이 나오며 추가로 떨어졌다. 다만 장마감 이후엔 지지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밤 미국 비농업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표에 따라 달러 강세 내지 약세 여부가 결정될 듯 싶다. 다만, 원·달러가 1210원을 하향돌파함에 따라 다음주는 1200원을 시도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선호 현상에 약달러가 가세했다. OPEC회의가 6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달러 약세가 가속화한 것 같다. 미중 긴장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위안화도 7.1위안 아래로 내려왔다”며 “하락 우호적 환경속에서 원·달러가 많이 빠졌다. 수급적으로도 롱스탑물량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선호가 강해 레벨부담만 빼곤 하락세를 막을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밤 미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결과가 나쁘더라도 바닥을 치고 있다는 기대감이 클 것 같다. 내주 FOMC는 경기하강을 방어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 같다”며 “위험선호가 계속될지 여부에 따라 다음주 방향성을 결정할 것 같ᄃᆞ. 1200원 부근에선 레벨부담도 있을 것 같다. 1200원에서 1215원 정도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2엔(0.11%) 상승한 109.28엔을, 유로·달러는 0.0046달러(0.41%) 오른 1.137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3위안(0.32%) 하락한 7.085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0.69포인트(1.43%) 급등한 2181.8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거래일째 상승세로, 2월20일 2195.5 이후 3개월보름만에 최고치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60억4500만원어치를 매도해 사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