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와 스탠드형 에어컨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창문형 에어컨’이 틈새 가전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 메이저 업체들이 투인원 에어컨 매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창문형 에어컨은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가전업체들은 잇따라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여름사냥에 나섰다.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파세코는 올해 가장 먼저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파세코는 지난달 1일 ‘창문형 에어컨2’를 출시했다. 삼성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해 기존 제품 대비 소음을 크게 줄인 점이 특징이다. 파세코는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공장 3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귀뚜라미도 이달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귀뚜라미는 그동안 대우일렉트로니스 에어컨사업부 인수를 비롯해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을 인수하면서 냉방 공조 기술을 갖춰 왔다.
지난해 이동식 에어컨을 선보였던 캐리어에어컨은 올해 ‘캐리어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영역 넓히기에 나섰다. 전자기기 전문 업체 나우이엘은 지난달 국내 환경에 맞는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고, 한일전기도 15.4㎡의 냉방면적을 갖춘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지난해 이동식 에어컨으로 주목받았던 신일은 5월 중으로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가 합쳐진 일체형으로 설치와 이동이 간편한 점이 특징이다. 창문만 있으면 설치 기사의 도움 없이 소비자가 직접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원룸, 소형 오피스텔, 세컨드 룸과 같이 실외기 설치가 어려운 장소, 벽 타공이나 배관 연결이 어려운 장소, 부분 냉난방이 필요한 장소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매년 여름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구매하고도 설치 기사를 기다려야 했던 소비자의 불편도 덜 수 있다.
비교적 가격 접근이 쉽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캐리어와 귀뚜라미의 창문형 에어컨 출고가는 60만 원대며, 파세코 제품은 50만 원대 후반이다.
전통적인 에어컨 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창문형 에어컨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LG전자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에선 한국에너지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만 창문형 에어컨을 보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종합가전 회사는 다양한 제품을 다루다 보니 시장성이 먼저 있는 벽걸이와 스탠드형 에어컨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정된 제품군을 다루는 공조 회사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