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업계의 이목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로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꾸준히 출점을 이어가며 외형을 키워가고 있어서다. 노브랜드 버거는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맛, 철저한 시장 조사에 기반한 직영점 출점으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의 전신은 신세계푸드가 2018년 선보인 외식 브랜드인 '버거플랜트'였다. 1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탄생한 버거플랜트는 수제 버거 수준의 맛을 추구하면서도 4000~6000원 대의 버거 세트를 선보이며 '가성비' 전략을 앞세웠다. 하지만 점포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회사 측은 결국 브랜드 출시 1년여 만에 '노브랜드 버거'로 브랜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신세계푸드는 서울 중구 을지로4가 을지트윈타워 1층에 117㎡(35평) 규모로 노브랜드 버거 을지로4가역점을 오픈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노브랜드 버거로 리뉴얼 후 처음 오픈한 홍대점을 시작으로 매장 수는 9개월 만에 30개가 됐다.
노브랜드 버거 인기의 일등공신은 '가성비'로 분석된다.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버거 가격은 단품 기준 3500원, 세트 5300원이다. 세트 기준 맥올데이 메뉴로 할인 판매되고 있는 맥도날드 빅맥(4900원)보다는 400원 비싸지만, 롯데리아 불고기버거ㆍ새우버거(각각 5900원), 버거킹 와퍼(7900원)와 비교해 적게는 600원, 많게는 2000원 이상 저렴하다. 가장 저렴한 제품인 그릴드 불고기 제품 가격은 단품 1900원ㆍ세트 3900원이고, 가장 비싼 미트 마니아 버거가 단품 5300원, 세트 6900원이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론칭에 앞서 맛,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20여 명의 셰프들이 햄버거의 식감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최적의 식재료와 조리 방법을 찾아 테스트했다. 노브랜드 버거의 경우 가성비를 살리기 위해 모든 버거에 동일한 고기 패티를 사용하는데, 소스와 재료 조합을 늘리며 다양한 맛을 만들어냈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 평창올림픽 선수촌 케이터링을 맡으면서 전 세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노브랜드 버거 맛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노브랜드 버거는 한 끼에 10개 넘게 먹는 선수들이 나올 만큼 인기를 끌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햄버거가 현재 노브랜드 버거의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버거'다.
보수적인 출점으로 외형 강화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점도 노브랜드 버거의 강점이다. 7명 내외로 구성된 신세계푸드 NBB 개발팀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최적의 상권을 찾아 적합한 출점 여부를 검토한다. 회사 관계자는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하는 만큼 당장 가맹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품질 관리 등 측면에서 직영이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2019년 8월 홍대점 오픈 이후 월평균 3~4개 매장을 꾸준히 출점해 왔는데, 지난해 말 오픈한 고속터미널점의 경우 일평균 약 1000개의 버거가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신세계푸드는 홍보대사 한현민을 활용한 버거송 캠페인과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노브랜드 버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170만 개를 기록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는 SNS에서 ‘가성비 버거’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별로 신규 매장을 오픈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향후 맛과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이고 동시에 지속적인 매장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