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한모(34) 씨는 몇 년 전부터 퇴근 후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함께 안줏거리를 사는 게 습관이 됐다. 술을 즐기지만 퇴근 후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웠던 그가 찾은 대안은 ‘집에서의 혼술’이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식과 모임이 줄며 혼술 빈도가 늘어났는데, 동시에 그의 ‘술상’의 질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근 식품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다양한 즉석 안주들이 그의 혼술상을 채우고 있어서다.
1인 가구 증가에 이어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혼술, 홈술 문화가 더욱 빠르게 확산하면서 집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즉석 안주 인기가 뜨겁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 195억 원 규모였던 냉동 안주 시장은 2018년 960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500억 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2년 사이 5배 가까이 커졌는데도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업계는 기존 제품을 보완해 냉동이 아닌 상온 안주를 내놓는 동시에 타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6일 상온 안주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하면서 냉동 안주 중심의 즉석 안주 시장에 ‘변화’를 선언했다. 대상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안주 전문 HMR 브랜드 ‘안주야(夜)’를 선보여 출시 첫해 4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9년 402억 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리며 즉석 안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안주야(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온 안주 HMR 시장을 개척해 혁신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상온 ‘안주야(夜)’는 청정원의 조미기술과 안주 전문 브랜드로서 그동안의 원료가공 및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품질의 안주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상온 HMR 제품은 냉장ㆍ냉동 HMR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이런 고정관념을 극복하고자 상온 ‘안주야(夜)’는 상온 안주 최적의 맛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온 ‘안주야(夜)’는 ‘통마늘 모듬곱창’, ‘매콤제육오돌뼈’, ‘매콤껍데기’, ‘소양돼지곱창’, ‘통마늘 제육오돌뼈’, ‘통마늘 매콤껍데기’ 등 총 6종으로 구성됐으며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엄선된 원재료에 ‘안주야(夜)’만의 원물 전처리 노하우로 잡내를 잡았고, 화끈하고 감칠맛 나는 비법 소스로 차별화했다. 특히 냉동 또는 냉장 보관하지 않고 실온에서 9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어 보관 및 이동 편의성이 뛰어나다. 또한 파우치를 오픈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세워서 전자레인지에 1분만 조리하면 된다. 전자레인지가 없는 경우 끓는 물에 3분 동안 중탕해 먹을 수 있어 캠핑족들도 야외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
김선희 대상 청정원 ‘안주야(夜)’ 담당 팀장은 “상온안주 HMR 시장 진출은 냉동 안주를 개척하고 선도해온 ‘안주야(夜)’의 폭발적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기존 상온제품에서 맛볼 수 없던 차별화된 맛과 식감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달 GS리테일과 협업해 홈술족을 위한 안주류 간편식 ‘올반 한잔할래’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양 사는 신세계푸드가 보유한 식재료 수급 및 간편식 제조 인프라와 GS리테일의 유통망을 접목해 지난해 즉석 안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와 GS25가 협업해 출시한 신제품은 스페인 대표 오리 감바스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올반 한잔할래 감바스’, 잡내 없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맥주 안주 ‘불난마늘족발’, 전문 셰프의 레시피로 만들어 정통 중화요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동파육’ 등 요리형 안주류 3종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홈술족이 늘면서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소포장 안주류 간편식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주종에 어울리는 요리형 안주류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혼술ㆍ홈술의 유행이 계속되면서 대상이 주도해온 냉동 안주 시장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닐슨코리아 기준 대상(48.1%)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F&B(15.2%)가 2017년 출시한 간편식 안주 브랜드 ‘심야식당’은 지난해 2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들어 4월까지 매출액도 8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오뚜기도 냉동 안주 브랜드 ‘오감포차’를 출시했으며 아워홈은 안주 간편식 브랜드 ‘야시장’ 화끈불닭발ㆍ돼지껍데기 등을 추가로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