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8년 차인 지난해 양국 간 교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 부진 속 대미(對美) 수출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또 FTA 발효 후 미국의 우리나라 투자액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한·미 FTA 발효 8년 차 교역 동향’을 통해 지난해 대미 상품 교역액이 1352억 달러로 발효 첫해인 2012년 1018억 달러보다 1.3배 늘었다고 밝혔다.
대미 교역액은 2015년(-1.6%)과 2016년(-3.6%)을 제외하면 1.0∼11.6%의 상승세를 보였고, 2017년(8.8%)을 뺀 나머진 해는 전체 교역액 증감률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는 한국의 전체 교역액이 8.3% 줄었지만 대미 교역액은 오히려 2.7% 증가했다. 수출 역시 전체 수출액은 10.4%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액은 733억 달러로 전년보다 0.9% 늘었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및 차부품, 반도체, 석유 제품 등이며 석유 제품(20.7%)과 플라스틱 제품(15.0%)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28.6%), 컴퓨터(-10.0%), 반도체(-7.5%)의 대미 수출은 감소했다.
FTA 비(非)혜택 품목의 수출(-5.2%)은 전년보다 감소한 반면 혜택 품목의 수출은 6.3% 증가했다.
특히 대형 자동차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혜택 품목의 비중이 전년보다 2.9%포인트(P) 많은 55.0%로 확대됐다.
지난해 대미 수입은 6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주요 대미 수입 품목은 원유, 반도체, 항공기 및 부품이다. 특히 에너지 수입선을 중동에서 다른 지역으로 다변화하면서 미국산 원유(99.7%)와 액화석유가스(LPG·10.6%)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항공기 및 부품(13.3%), 육류(6.5%), 자동차(4.4%) 등의 수입도 증가세를 보였다.
FTA 혜택 품목의 대미 수입액과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11.7%와 3.8%P 증가했다.
원유 수입의 급증으로 혜택 품목의 비중은 전년보다 3.8%P 커진 64.6%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1.3%P 증가한 12.3%를 기록, 중국(21.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 일본(9.5%)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11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입이 모두 늘어났으나 수입이 더 많이 늘면서 흑자 폭은 전년(138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2019년 3분기 누적 한국의 대미 투자는 송금 기준 102억5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85억1000만 달러) 대비 20.4% 증가했다. 신고 기준으로는 43.9% 늘었다.
FTA 발효 후 8년간(2012∼2019년 3분기 누적) 대미 투자는 746억3000만 달러이며 발효 전(2004∼2011년 누적 278억7000만 달러) 대비 약 2.7배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 6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FTA 발효 후 8년간(2012∼2019년 누적) 미국으로부터 투자 유치액은 375억9000만 달러이다. 이는 발효 전(2004∼2011년 누적 185억9000만 달러)보다 2.0배 확대된 수치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투자는 제조업이 전년보다 9.7% 증가한 19억5000만 달러, 서비스업이 20.7% 늘어난 4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