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개강을 연기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개강을 늦추기로 한 대학은 경희대가 처음이다.
31일 경희대에 따르면 3월 2일 예정이었던 2020학년도 개강 일정을 9일까지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201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과 2020학년도 신입생 입학식도 취소한다.
경희대 측은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대학본부는 구성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과 연구,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7만1067명이다.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유한 대학은 경희대(6095명)이다.이어 △성균관대(5393명) △고려대(5194명) △연세대(4848명) △중앙대(4350명) △한양대(4284명) 등 순이다. 경희대의 이번 결정으로 다른 대학들도 개강을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학의 개강 연기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부-대학관계자 대책회의에서 논의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학에서 유학생 관리 등을 맡고 있는 국제교류처장·학생처장 29명과 교육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개강 연기 안건은 채택되진 않았지만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추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정상수업이 불가능할 경우 총장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다. 하지만 개강을 뒤로 미루는 것은 대학별로 결정할 수 있다. 학내 교무위원회 등을 거쳐 대학 총장이 개강을 연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