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앞으로 육지와 더 가까워진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찾은 울릉도 도동항은 육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기자가 타려는 버스가 다른 버스들로 나오질 못해 한참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울릉도 현지 주민들은 이런 혼잡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서 몇몇 주민들에게 물었지만, 오히려 신항과 공항 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그럴까. 우선 주민들은 현재 유일한 교통수단인 선박에 불만이 많았다. 너울과 파도가 심하면 배가 끊기고 태풍이 물러가도 당장 배가 뜨지 못하는 등 이동에 큰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다. 신항이 생기면 현재 2500톤 배의 두 배인 5000톤까지 접안이 가능해져 웬만한 너울과 파도에도 뜰 수 있다. 공항마저 생기면 이런 불편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사동항 신항에는 5000톤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해 한 번에 약 1800명을 실어나를 수 있게 된다. 현재 2500톤급 선박의 경우 920명이 최대 정원이다. 또 사동항 신항에는 해군과 해경 기지도 들어서는데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감시와 독도 영유권 강화 등이 기대된다. 2025년 울릉공항은 울릉도를 더욱 육지와 연결한다. 공항이 완공되면 현재 배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7시간이 걸리는 울릉도를 1시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10월 말까지 설계를 마치고 내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6633억 원을 투입해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가 취항하는 공항으로 만들 계획이다. 울릉공항은 1980년대부터 수차례 추진됐으나 공사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막대한 예산 필요로 경제성이 적어 실행되지 못했고 설계를 바꾸는 진통 끝에 겨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추진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울릉도는 화산암이라 암질이 불량해 골재를 육지에서 갖고 와야 한다”며 “바다를 많이 메꿔야 해서 돈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경상북도는 사동항 신항이 완공되면 단기간으로는 40만 명, 향후 공항 건설 등으로 100만 명까지 관광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기자가 1박 2일 울릉도 곳곳을 돌면서 수많은 공사장을 목격했다. 항구, 공항 등 인프라 투자가 늘자 울릉도 땅값도 폭등했다. 한 주민은 “울릉도에서 노른자위 땅인 도동항 인근은 평당 1000만 원까지 땅값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육지에서 지금보다 2배 넘는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찾을 경우 난개발에 따른 부동산값 폭등, 각종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경상북도는 그동안 울릉도에 대한 투자가 너무 없어서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 신항과 공항이 완공되면 울릉도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울릉도에 관광객이 늘면 자연스럽게 독도에 대한 관광도 늘면서 독도를 우리 국민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독도는 너울과 파도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접안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독도 접안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탄 울릉도 행정선도 23일 독도 근처까지 갔다가 기상 악화로 회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