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작년 말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5월 1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특별법을 가결했다. 일본에서 매년 4월 말~5월 초는 휴일이 몰려 있어 ‘골든위크(황금연휴)’로 불리는데, 올해는 일왕 즉위를 기념한 공휴일까지 더해져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흘’이라는 사상 최장 연휴를 맞게 됐다.
JTB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기간 여행 소비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1조610억 엔(약 11조 원)으로 예상된다. 여행객 수가 2467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3만6800엔 정도를 소비하는 셈이다.
나루히토 새 일왕 시대의 이름이 될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바뀌면서 베이비 붐도 기대된다. ‘밀레니엄 웨딩’이 유행했던 2000년에도 혼인 건수와 출생 수가 각각 4.7%, 1.1% 증가했다. 올해도 이와 같은 ‘레이와 웨딩’ 효과가 나타날 경우, 혼인 건수는 2만8000건, 출생 수는 1만 명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결혼 평균 비용을 300만 엔, 출산까지의 평균 비용을 100만 엔으로 가정할 경우 결혼과 출산으로 각각 839억 엔과 101억 엔의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 연휴에 따른 경제효과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원래 이때쯤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본격화한다. 특히 5월 초에는 하루에도 수백 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열흘간의 연휴로 영업일 수가 줄어 황금연휴 후 실적 발표가 몰리면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 및 유통업계도 고민이다. 연휴 전후로 온라인 쇼핑이 폭주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배송이 몰리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연휴 기간에 각종 이벤트가 몰려 단기 아르바이트생 모집이 활발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업으로서는 시급을 올리지 않으면 일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증시다. 일본 증시는 문을 닫더라도 해외 시장은 움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큰 이슈가 벌어져도 일본에서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이에 도쿄증권거래소는 투자자와 기업들에 주의를 촉구하고 연휴를 전후로 매매 감시를 철저히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