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산업, ‘CASE’가 뭐길래?…시총, 579조 증발

입력 2019-04-21 15:25 수정 2019-04-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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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등 투자·개발 부담 커져…작년 자동차업게 부채 1.7조 달러로 사상 최대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시간) 국제오토쇼 기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미국 뉴욕에서 19일(현지시간) 국제오토쇼 기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차량 등 새로운 기술 조류인 ‘CASE’에 흔들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등 생소한 영역에서 투자와 개발 부담이 커졌으며 IT 기업 등 타업종과의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100년에 한 번 오는 대변혁에 돌입한 가운데 투자 부담과 부채 증가 등으로 시가총액이 최근 고점인 지난해 1월 이후 21% 감소했다고 2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금액상으로는 약 57조 엔(약 579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시라야나기 마사요시 전무는 지난해 말 자사 노동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CASE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1000억 엔 이상의 개발비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영업적자를 낼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한탄했다.

도요타 자회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아이신정기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주력 제품인 자동변속기(AT)는 자동차가 모두 전동화하면 불필요하게 된다. 이에 아이신정기는 하이브리드용으로 모터를 넣은 AT 생산을 확대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케보노브레이크공업이 최근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도 CASE가 그 배경에 있다. 실적이 악화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대세가 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구조의 브레이크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입한 영향이다. 지난달 마감한 2018 회계연도에 아케보노는 순이익의 13배에 달하는 총 103억 엔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그동안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탱했던 것은 엔진 등 ‘기계’ 기술이었다. 그러나 CASE 시대에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 전혀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해당 영역에서는 실리콘밸리 거인들이 앞서고 있다. 미국 구글은 약 10년 전에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착수했으며 수중 자금도 무려 12조 엔에 달해 유망한 신기술을 대거 사들일 재력도 충분하다.

규제 면에서도 영국과 프랑스가 오는 2040년까지 휘발유와 경유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할 방침을 세우는 등 압박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자동차 업계를 회피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대기업 주가 움직임은 세계 주가 벤츠마크와의 연동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세계주가지수는 2015년 말 이후 지금까지 약 30% 상승했지만 자동차 업종은 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포드와 독일 다임러, 일본 닛산 주가는 20~30% 급락했다. 도요타와 혼다도 10~20%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이 대형 구조조정에 힘입어 20% 오르면서 업종 전체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부품 업체도 CASE 역풍을 맞고 있다. 독일 콘티넨탈과 프랑스 발레오 등 세계적인 부품 대기업 주가가 모두 2015년 말 이후 약 30% 빠졌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에도 필요한 시트 등 내장 부품을 취급하는 리어코퍼레이션과 자동차용 조명 전문인 일본 고이토제작소 등은 주가가 30~40% 올라 대조됐다.

CASE 관련 투자와 R&D 부담으로 전 세계 자동차 관련 기업 부채는 지난해 약 1조7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용어설명 CASE

자동차산업의 최첨단 기술 트렌드를 집약한 단어로, Connected와 Autonomous, Shared&Services, Electric 등 네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명명됐다. 각각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량, 공유와 서비스, 전동화 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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