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병, 루게릭병, 척수근위축증 등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은 서서히 근육이 퇴화돼 사지근력이 약화된다. 이로 인해 평생 휠체어나 침대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호흡근육이 약해짐으로써 결국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학업을 지속하기는 물론 일상생활조차도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적절한 호흡재활치료가 이뤄지면 인공호흡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희귀난치질환을 앓으면서도 학업에 정진해 대학교 입학과 졸업을 맞이한 입학생 5명, 졸업생 5명과 대학교 재학생 6명이 참석해 서로를 격려하고 졸업과 입학을 축하했다.
또 학생들의 가족, 윤동섭 강남세브란스병원장, 후원기관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필립스 관계자,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김석훈 씨와 전 포미닛 멤버 전지윤 씨 등 1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석훈 씨의 사회로 연세대 국문학과에 입학 예정인 김소정 양이 자신의 이야기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고,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정의서 군의 어머니가 대표로 격려의 말을 전했다. 대한호흡기보조기서비스협회에서는 졸업, 입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특히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의 척수성 근위축증 환아 갓산 파틴 라마단(GHASSAN FATTIN RAMADHAN, 7세) 군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라마단 군은 손만 조금 움직일 수 있는 사지마비에 호흡부전으로 호흡보조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남동생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최원아 교수(재활의학과)가 현지 호흡재활 지도 교육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가 라마단 군을 만나 한국에서의 치료를 주선했다. 라마단 군은 17일 입국해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학교 입학과 졸업을 맞은 환우들을 보면서 라마단 군의 아버지 키키 씨는 “우리 아이도 호흡재활 치료를 통해 오늘의 주인공들처럼 앞으로도 학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쁘다”라고 희망의 미소를 지었다.
최원아 교수는 "호흡재활치료를 처음 도입했을 때만 해도 인공호흡기 없이는 생명 유지가 힘든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에 대해 의사들조차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적절한 의료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경제, 사회적인 여건만 갖추어진다면 많은 환자들이 이들처럼 우뚝 설 수 있다”며 “호흡재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사회적 인식이기에 범사회적으로 이런 행사들을 통해 호흡부전 환자들에 대한 선입관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