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실적은 ‘선방’… 출점 절벽 올해는? =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9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라는 충격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백화점은 다소 선방했다. 매출은 0.9% 늘어난 3조231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익은 4248억 원으로 7.4% 증가했다. 신세계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5조1819억 원을 거둬 직전 연도에 비해 33.9% 증가했다. 사상 최대 매출이다. 영업익도 3970억 원으로 14.8% 올랐다. 백화점 부문 매출은 1조2206억 원으로 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42억 원으로 2.5% 신장했다.
두 회사의 백화점 부문 실적은 전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문제는 불황이 장기화하며 실적 역시 점차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3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하락해 경기 침체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신세계백화점은 4분기 매출 4678억 원으로 4.5% 증가했지만, 강남점 증축과 대구 신세계 오픈 효과를 제외한 기존점 매출 신장은 미미한 편이다.
올해는 신규 출점 효과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세계는 2021년 대전점 출점이 향후 가장 빠른 신규 출점이다. 롯데 역시 올해 새로운 매장 오픈 계획이 없다. 오히려 인천점과 부천점, 안양점 매각을 추친하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3곳의 점포가 줄게 된다. 롯데는 최근 엔터식스를 안양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여기에 영등포점은 올해를 끝으로 역사를 비워 줘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철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경쟁사에 영등포점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정치권의 소상공인 육성 보호 기조도 부담이다. 이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영업ㆍ소상공인과 간담회를 통해 “유통산업에 대기업이 너무 과잉으로 진입해 오는 것을 어느 정도 절제를 시켜야 한다”는 발언으로 신규 출점 가능성은 더 줄어든 상황이다.
◇대형마트는 낙제점…온라인 강화는 ‘글쎄’ = 롯데마트는 매출 6조31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1% 줄었고, 영업익은 84억 원으로 79.0%나 떨어졌다. 최저시급 인상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는 국내 직영 매장의 수익성 제고와 스마트 스토어 확대를 통한 디지털 및 모바일 사업 강화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속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은 신선 직거래 강화 및 자체브랜드(PB) 확대, 글로벌 소싱 강화에도 나선다.
이마트의 지난해 실적은 낙제 수준이다. 불황과 소비 양극화에 따라 고객 수가 감소하고,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26.4%나 급감했다. 점포 수 역시 2016년 147개에서 2017년 145개, 2018년 143개로 줄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타결책으로는 온라인 강화와 창고형 할인점 육성을 내세웠다. 롯데는 점포 효율성을 증대하고, 지역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e커머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3월 온라인 통합법인 출범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 통합법인의 총매출로는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한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레이더스를 ‘제 2의 이마트’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총 3개의 신규 점포 출점이 예정됐다.
하지만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온라인 경쟁업체의 성장세가 매서운 탓이다. 특히 가장 큰 경쟁자는 쿠팡이 꼽힌다. 지난해 말 쿠팡은 2조2500여억 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온라인 시장 선점에 나선 쿠팡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시장 내 이마트의 가장 큰 위협은 쿠팡과 포털 사이트”라며 “쿠팡이 신선식품까지 이마트 수준으로 확보하면 이마트의 온라인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쿠팡의 신선식품은 8200개다. 이마트는 2만5000~3만 개 수준이다.
남주현 기자 jo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