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일본 어린이 테마파크가 ‘어른의 날’ 만든 이유

입력 2018-10-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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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아동 고객 감소…모순적 전략이 과제

▲일본 키자니아에서 어린이들이 주요소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자니아
▲일본 키자니아에서 어린이들이 주요소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자니아
일본서 어린이 전용 테마파크가 처음으로 성인 입장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만 입장이 가능했던 기존 규정을 뒤집은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가 12월 13일 효고현에 위치한 고시엔 지점의 개장 10주년을 맞아 ‘어른의 날’을 마련하기로 했다. 성인용 입장권 900장은 판매 첫날 매진됐다.

멕시코에 본사를 둔 키자니아는 ‘어린이가 주역인 도시’라는 신조로 은행원이나 버스 기사 등 여러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이다. 일본에는 2006년 처음 상륙했으며 15세 이하 어린이를 중심 고객으로 삼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내부 시설물 등을 실제의 3분의 2 크기로 설계했다. 그동안 어른은 아이를 동반했을 때만 입장이 가능했으며 직업 체험도 할 수 없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접점이 없던 사람들에게 키자니아를 전하기 위해 성인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키자니아 관계자는 “어른도 들어오고 싶다는 요구가 몇 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일본에 키자니아가 문을 열었을 때 이미 16세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아이를 키울 때까지 들어올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세대가 20~30대에 이르고 있지만 요즘에는 아이를 갖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러한 세대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자니아의 정책 변경 배경에는 일본의 저출산 문제가 있다. 아동 인구가 줄면서 아이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전략으로는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10년 사이 키자니아를 여러 차례 찾던 어린이 고객이 키자니아를 졸업하기 시작했는데 신규 고객 증가세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몇 년 전부터 재방문 고객의 비율이 서서히 증가했고 신규 고객의 비중은 30%로 줄었다.

키자니아는 도쿄 지점에서도 내년 1~3월 중 한 차례 어른의 날을 열기로 했다. 2020년 나고야시에 문을 여는 매장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각 지점에서 연간 1~2회 어른의 날을 시행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이들만의 세계를 추구하고 싶은 한편 어른의 수요도 끌어오고 싶은 모순적인 전략을 어떻게 맞춰갈 것인가가 저출산 시대 어린이 테마파크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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