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7~9월) 경제성장세가 부진한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더 우려했다. 정부가 개별소비세를 인하하고 10·24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좀 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GDP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잠재성장률을 뺀 값으로 플러스면 잠재성장률 수준보다 높은 성장을, 마이너스면 그 반대 의미를 뜻한다. 2012년 이후 단 두 해를 빼고 3%를 밑도는 부진한 경제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GDP갭이 플러스를 유지해야 겨우 과거의 경제호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와 선박건조 분야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2019년과 2020년 성장이 우려스럽다”며 2020년 마이너스 GDP갭을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이 당장 한국은행이 하향 조정해 전망한 2.7%를 달성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0%대 중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비교적 고성장 이후 둔화된 모습”이라면서도 “올해보다는 내년이 관건이다. 투자 위축을 끌어올릴만한 힘이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잠재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낮아진 것은 아닌지 싶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한은은 잠재성장률을 2.8%에서 2.9% 수준으로 보고 있는 중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부진이 성장세를 잡아먹었다. 반면 내수쪽에서는 성장세를 지지해주지 못하고 있다. 건설이야 정점을 찍었다 손 치더라도 설비투자는 성장에 보탬이 돼야 한다”며 “결국 민간부문에서 성장동력을 가지려면 설비투자가 활성화돼 고용창출을 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나 이게 꽉 막혀 있다. 정부쪽 지출로 언제까지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싶다”고 우려했다.
◇ 수출 견인 성장 한계, 내수 견인으로 바통터치 해야 =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내수로 바통터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신성장동력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리려면 공급측면에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출 성장이 한계에 와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 발전을 통한 내수부문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규제개혁을 위한 컨트롤 타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동현 교수는 “민간부문에서 활력을 찾아 기업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나 국회에서 추진하는 규제개혁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있다. 혁신성장이든 새로운 산업을 찾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경제부총리에게 전권을 주고 각 부처가 손발을 맞춰 규제를 혁파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재정을 풀어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일희일비할때가 아니다.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서 물꼬를 터줘야 할 것이다. 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혁신성장 쪽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대외 불안요인이 적었던 작년말이나 올 초 금리인상을 했어야 했다. 실물경제가 가라앉기 시작한 현시점에서 금리인상은 적절한 타이밍이냐는 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동결이든 인상이든 어떤 선택을 하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정에 따른 부작용을 어쩔수 없이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발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11월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년 8월 추가 인상을 철회했다. 그는 되레 2020년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는 힘이 계속 약해지고 있어 이것만 보면 인상 시점은 아니다. 반면 미국발 금리차 확대를 고려하면 마냥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