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은 없고, 금리는 오르고”...‘신용불량자’ 1년새 다시 늘었다

입력 2018-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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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88만명, 1년새 3.5%↑... 2010년 후 감소하다 올들어 쑥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해 석 달 이상 연체한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1년 새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리며 경제적·심리적 불안요소가 가중되는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투데이가 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은행, 신용카드사, 상호저축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약정 기일 안에 갚지 못한 신용유의자는 88만2039명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용유의자 규모가 85만5196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3만여 명(3.5%)이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저금리 기조에서 신용유의자 규모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 전례에 감안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16년 6월 말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신용유의자 규모는 2500명가량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통계가 잡히는 2010년 이후 신용유의자 규모는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조가 상승 기조로 바뀌면서 서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신용유의자 증가 추세는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2금융권을 중심으로 단기 채무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용유의자 수는 1·2금융권 사이에서는 현격한 온도차를 보였다. 신용유의자 증가폭이 줄어든 1금융권과 달리 2금융권에서는 상승 전환됐다. 은행권의 신용유의자 규모는 2016년 6월 31만1676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31만7721명, 올해 6월 31만7792명 등 2년 연속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신용유의자의 증가폭은 2017년 1.93%에서 올해 0.02%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그러나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경우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신용카드사의 신용유의자 수는 2016년 6월 39만7951명에서 작년 39만318명으로 약 7000명 감소했다가 올 상반기 41만520명으로 2만여 명 급증했다. 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4만7995명에서 14만7157명으로 800명 정도 준 뒤 올 상반기 15만3727명으로 6000명가량 늘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은 2년 새 각각 3.15%, 3.87%씩 확대되는 추세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신용유의자 증가는 그만큼 경기가 안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2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대부업 등 불법금융쪽으로 밀려나는 금융소비자층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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