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투데이가 증권사 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명이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이들 중 10명은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반면 한 명의 전문가는 이 위원이 소수의견을 철회하고 동결에 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우선 지난주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취업자수가 5000명에 그치는 등 충격적인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고용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데다 정부가 고용확대 등 경기부양에 총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렵다고 봤다. 또 7월 소비자물가가 1.5%에 그치면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미중간 무역분쟁과 터키발 신흥국 위기감이 고조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이후 지표나 경제 분위기가 이주열 총재가 말한 인상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도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1%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미중 무역전쟁 이슈도 여전하다. 정책 당국 역시 고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내 인상이 어렵다는 의견도 5명에 달했다. 이중 한명은 내년에도 동결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지난달 12명을 대상으로 한 이투데이 폴에서 4명이 내년 인상을 예상했었다는 점에서 인상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본 셈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쭉 동결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달(8월)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는 두 명이었다. 다만 예측에 대한 자신감은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박성우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고용동향이 부진해 인상 가능성은 많이 약해졌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과 정책여력 확보차원에서 이달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하방압력이 높다. 내년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 올릴 수 있을 때 올리자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주 31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8개월째 동결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