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사흘째 랠리를 이어갔다. 국고채 20년물 금리가 2.3%대로 떨어지는 등 주요구간 금리가 10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 초반엔 레벨부담이 커 약보합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더욱 다양하고 강력한 고용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고용을 강조한 영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 고용정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간의 정책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주말 발표된 7월 고용지표에서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 영향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주 1%대로 내려앉기도 했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대통령의 언급이 엄중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물건너 간 것으로 인식하며 시장금리 역시 연내 동결을 프라이싱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레벨부담감이 큰데다 이번주 미중간 무역협상과 잭슨홀 미팅, 다음주 한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 등 확인할 변수도 많아 제한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48.5bp로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8월2일 48.0bp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2bp 좁혀진 42.2bp로 지난달 2일(40.7bp) 이후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8bp 오른 91.7bp로 지난달 30일 92.1bp 이후 가장 높았다.
미결제는 2111계약 감소한 34만3412계약을, 거래량은 3만8718계약 줄어든 6만468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18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262계약 순매수해 나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도 1032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1205계약 순매도하며 이틀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투신도 1035계약 순매도했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지난주말보다 22틱 상승한 122.82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22.88이었다. 각각 10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 저점은 122.47로 장중변동폭은 41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1347계약 증가한 11만7117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3470계약 줄어든 5만7521계약을 기록했다. 회전율은 0.49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1101계약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외국인도 519계약 순매수해 9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2월2일부터 21일까지 기록한 12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6개월만에 최장 순매수다. 반면 금융투자는 1684계약 순매도하며 이틀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21만9260계약으로 2016년 8월2일 22만2906계약 이후 2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10년 선물의 경우 6만3714계약으로 지난달 23일 6만4421계약이후 최고치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고평 4틱을, 10년 선물이 저평 2틱을 각각 기록했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도 “국고3년물 금리가 지난주말 고용 부진을 이유로 1%대로 떨어졌다. 레벨부담감에 약보합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고용 관련 언급이 나오면서 강세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경기 부진에 강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겠다. 다만 레벨부담이 크다는 점, 미중간 무역협상이 진행된다는 점, 잭슨홀 미팅도 예정돼 있다는 점, 다음주 한은 금통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 등에서 강세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