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당국이 여왕 붉은불개미를 놓친 데 이어 유입경로 찾기에도 애를 먹고 있다. 당국은 관련성이 깊은 미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역학조사를 통해 근원지를 파악할 방침이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외래 붉은불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유입방지를 위한 조치에 만전을 기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방제당국은 부산항 감만부두가 컨테이너 전용부두라는 점에 착안해, 컨테이너 등을 통해 외래 붉은불개미가 유입됐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유입 시기로 추정되는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부산항 감만부두(4E 블록)에 반입된 컨테이너는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 국가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국의 컨테이너는 4547개로 4E 블록 전체 반입량 5546개의 약 82%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발 컨테이너는 63.5%를 점유했다.
유입경로를 찾기 위한 유전자분석(DNA) 결과, 이번에 발견된 불개미는 미국에 분포하는 붉은불개미 개체군과 동일한 모계(母系)의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제3국에도 동일한 유전형이 분포할 가능성과, 미국에 분포하는 개체군이 다른 나라를 거쳐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모계 원산지는 미국이지만 중국이나 호주, 일본 등으로 확산됐기 때문에 미국이 근원지라고 지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각국의) 정착 과정에서 해당 집단의 독특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다. 또 (이번 독개미가) 컨테이너를 적재한 야드에서 발견돼 어느 국가의 컨테이너에서 나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방제당국은 추가적으로 집단유전학적인 유전변이형 분석을 통해 정밀한 유입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모계 아래 세대의 유전자형을 찾는 역학조사 과정은 붉은불개미가 분포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의 유전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정부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독개미 발견지점 반경 100m 밖 컨테이너에 대해 이날 정오부터 소독 없는 반출을 허용했다. 반경 100m 이내 컨테이너 적재 장소에 대해서는 19일까지 소독, 균열지에 대한 충전, 굴취 장소에 대한 아스콘 포장 등의 추가조치를 취하고 매일 정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향후 최소 2년간 부두 전체에 대한 예찰조사를 실시하고, 균열지 충전과 잡초 제거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국 34개 주요 항만에 대해서는 주 2회 이상 예찰조사를 계속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