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운도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될 때 찾아오는 법. 홍 실장은 재정·예산 업무에 정통한 정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진보 성향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 성향인 박근혜 정부에서 모두 청와대 근무를 하는 등 정권을 가리지 않고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타 부처와의 정책조정 업무도 두루 경험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실장의 지명 당시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기획재정부와 대통령 비서실, 미래창조과학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을 경험했다”며 “정책기획 분야와 조정업무 등에 있어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의 홍 실장은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1986년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대외경제조정실 협력정책과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예산청을 거쳐 기획예산처에서 2004년까지 예산분야에서 주로 활동해오며 ‘예산통’으로 입지를 쌓아왔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참여정부의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실로 옮겨 정책실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당시 홍 실장은 질 높은 정책 개발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활동하다 2010년부터 이명박 정부의 기재부로 합류해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대변인, 정책조정국 국장직을 역임했다. 그는 2010년 연금복권 발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서는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합류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데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인 지난해 1월 기재부를 떠나 미래부 제1차관에 임명됐다. 미래부 차관 시절엔 연구개발·과학기술전략·미래인재 정책 업무를 총괄했다. 당시 전임자인 이석준 전 차관(전 국무조정실장)이 닦아놓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기치인 ‘창조경제’ 정책을 비롯해 바이오특별위원회, 다부처공동기술협력특별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등 범부처 업무 및 거대 연구개발 정책을 주도했다. 또 경제장관회의에서 주도한 창업활성화 정책에도 깊이 관여해왔다. 홍 실장이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동력을 이끌 국가 지원체계 구축에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국제감각이 뛰어나다는 평도 받는다. 영국 맨체스터의 샐퍼드대에 유학해 석사학위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워싱턴 주정부 예산부에 1년간 파견돼 근무하며 미국 주정부의 예산시스템도 직접 익혔다. 3년간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도 일한 경험도 있다.
◇프로필
△1960년생 △강원 춘천 △춘천고, 한양대 경제학과 △한양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영국 샐퍼드대학교 대학원 개발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9회 △경제기획원 행정사무관 △기획예산처 예산기준과장 △기획예산처 장관비서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기획재정부 대변인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제18대 대통령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파견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