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5.9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회가 혼돈에 빠졌다.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정신 없이 이뤄지면서 올들어 2일까지 국회의원 300명 중 20명이 당적을 바꿨다. 과거 대선과 같은 ‘후보 단일화’ 이벤트가 없는 대신 의원들의 이동이 두드러지는 셈이다. 2일 집단탈당이 이뤄진 바른정당에서 추가로 탈당 의원이 나올 가능성, 나아가 대선 결과에 따라 현재의 정당 구도 자체가 거세게 흔들릴 가능성도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첫날의 정당 의석수 분포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99석, 국민의당 38석, 개혁보수신당(바른정당 개명 전) 30석, 정의당 6석, 무소속 6석이었다.
그러다 새누리당에서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당한 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 정갑윤 의원이 탈당하면서 1월 말엔 새누리당 의석이 97석으로 줄었고 무소속이 8명으로 늘었다.
1, 2월 중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개혁보수신당은 바른신당으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2월 말이 되자 한국당 의석이 다시 94석으로 줄고, 바른정당은 32석, 무소속은 7명이 됐다. 한국당에서 김종태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고 박순자, 홍철호 의원이 바른정당행을 택한 결과다. 무소속으로 있던 이찬열 의원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따라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리고 3월, 비례대표였던 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탈당과 심기준 의원의 승계, 김 전 대표의 측근이던 최명길 의원의 민주당 탈당, 지상욱 의원의 한국당 탈당 및 바른정당 가입 등이 이어졌다.
4월에도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이은재 의원은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각각 둥지를 옮겼다. 지지 후보도 문재인 후보에서 안철수 후보로, 유승민 후보에서 홍준표 후보로 각각 바꾸고는 이들의 선거운동 전면에 나섰다.
대선이 임박한 5월로 접어들자마자 바른정당에서 소속 의원 13명이 탈당과 함께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권성동 김제경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박성중 여상규 이진복 이군현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이다. 여기에 정운천 의원 등도 조만간 가세할 것으로 전해진다.
바른정당 13명 의원의 한국당행이 확정되면 의석수는 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19석, 정의당 6석, 무소속 8석으로 바뀐다. 한국당 복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은재 의원의 당적 이동까지 포함한 수치로, 2일 현재 국회의원 총수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299석이다.
대선 후폭풍도 예견된 상황이다.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 바른정당 등의 운명이 이번 대선 결과에 걸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