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약 73억 명인 세계 인구가 2050년경엔 90억 명, 2100년엔 11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로 경작지가 감소돼 식량 생산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9일 식용곤충이 필요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인구 증가와 고령화에 발맞춰 특수의료용 식품과 천연의약품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안목이다.
“농진청은 현재 곤충의 생리활성 물질을 이용해 혈전,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는 의약용 신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곤충을 실내에서 사육해 식용으로 사용한 예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충이라고 하면 농작물을 가해하는 해충으로만 인식하다 보니, 곤충을 먹는다는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야외에서 채집한 곤충의 경우 먹이와 서식 환경을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안전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실내에서 정해진 사료로 사육할 경우 식용곤충의 안전성을 제어할 수 있다. 사육된 곤충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 독성평가, 유해물질 분석 등을 거쳐 식품 등록을 추진했다.”
정 청장은 향후 식용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 친숙한 메뉴를 늘릴 계획이다.
“과거에도 벼메뚜기, 누에번데기가 식품으로 등재돼 제조와 판매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조림이나 볶음 외의 조리법은 전무해 소비가 확대되지 않고 매우 제한적이었다. 식용 곤충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선호도가 높은 식재료와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식품에 들어가는 메뉴 개발을 해야 한다. 몸에 좋은 맛있는 먹거리로 가는 것이다. 우선은 혐오감을 줄이기 위해 곤충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은 분말, 다짐 육수 등으로 건강을 지켜주는 식재료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미 곤충요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소애로 만든 한식, 어린이 곤충 조리교실, 창업을 위한 식용곤충요리, 고소애로 만든 환자식 메뉴 등을 선보였다. 메뉴 개발 책자도 발간했다. 병원에서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곤충식을 섭취시켰더니 근육과 골격으로 구성된 제지방량이 증가했고, 회복도 빠르다는 결과를 얻었다.”
정 청장은 곤충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식재료로 자리 잡도록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부정적인 시각을 바꿔 식용곤충에 친밀감을 느끼도록 캐릭터를 만들고, 애칭을 공모해 이미지를 개선했다. 고부가 상품으로는 웰빙순대, 고소애 와플, 소소애 효소 레보밀, 꽃벵이를 이용한 공진단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 언론홍보와 요리경연대회, 셰프테이너, 푸드큐레이션 등을 통해 식용곤충이 웰빙 식품임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고부가 상품 개발을 추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