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내 공장 설립에 10억 달러(약 1조17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협박하자 결국 GM이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GM은 미국 내 1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도 했다. 이를 통해 1000개가 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공장의 인원을 늘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GM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 뒤에 나온 것이어서 차기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일 트위터에 “GM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셰비 크루즈를 미국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만들든가, 아니면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멕시코 공장에 대해 생산 설비를 줄일 계획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사실상 트럼프의 엄포에 저자세로 대응한 셈이다. 크레이그 글라이든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오랜 기간 계획되어 온 것이며 트럼프의 압력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4년 동안 GM은 2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했는데 이 중 트럼프가 강조한 공장 근로자는 6000명”이라며 “나머지는 공학, 정보 기술 및 기타 사무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동차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분야가 미국 내 고용 창출의 중심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GM의 행보가 트럼프의 압박에 굴복한 글로벌자동차업체들과 같다고 분석했다. 포드자동차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CA) 가 대표적이다. 포드는 트럼프의 압박에 지난 3일 16억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7억 달러를 들여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FCA는 지난 8일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해 미시간과 오하이오 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줄이 트럼프 공약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자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 “GM도 이들처럼 되길 바란다”며 “나는 그들이 포드와 FAC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