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업계에서 상업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간 대출을 통해 뉴욕과 마이애미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던 미국 은행들 사이에서 상업부동산 시장에 대한 거품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은행들 사이에서는 상업부동산(CRE) 대출 조건 기준 강화를 시사하는 등 이 분야의 과열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CRE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BOA는 58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5대 은행인 US뱅코프의 리차드 데이비스 CEO 역시 “(CRE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호할 것이며 더 신중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의 은행들이 CRE 사업부분을 크게 키웠으며 우리의 경우 보통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8대 은행인 캐피탈원의 리차드 페어뱅크 창업자도 지난주 “CRE 시장의 경쟁이 대출 조건과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상업부동산은 최근 주목받는 투자처다. 이들 부동산에서 거둬들이는 임대료가 짭짤한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 상업부동산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임대료 수입도 올라가게 됐고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당연히 은행의 상업부동산 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집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상업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1조8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은행들의 미 부동산 시장 점유율도 2014년 34%에서 2015년 41%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 여건이 악화한데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 현금부자들이 부동산 투자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사무실과 아파트, 호텔과 기타 상업빌딩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46% 급감한 255억 달러 규모였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그간 상업부동산 관련 대출에 관대했던 은행들도 최근 규제 당국으로부터 위험대출에 대해 경고를 받아 부담이 커진 한 상태다.
케빈 헤스터 홈방크셰어 선임 대출책임자는 “우리 상업부동산 대출 부문은 안전하다”면서도“당국 감시가 상업부동산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