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우먼파워] ‘뱃사람’ 상대 해수부 여성 공무원 험지 … 실력·열정으로 요직 차지

입력 2016-03-31 11:00 수정 2022-02-0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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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이상 고위직에 여성 15명 포진… 남녀차별 없지만 여성 배려 적은것 아쉬워

해양수산부는 부처 이름처럼 해양과 수산, 항만정책을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은 거친 뱃사람들을 다뤄야 하는 만큼 여성들이 일하기 힘든 부처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처 이미지와 달리 유리천장을 깨고 해수부에서 여성 파워를 보여주는 공무원들이 있다. 오직 실력과 열정으로 당당히 경쟁해 요직을 차지한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15명이 바로 그들이다.

해수부의 맞언니는 조신희 국제원양정책관이다. 그는 김제여고, 한양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어업교섭과장, 양자협상협력과장, 주중국대사관, 원양산업과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5월 해수부 최초로 여성 국장으로 승진했다.

1993년 공직에 입문해 수산청으로 첫 발령을 받은 이후 해수부와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수산청 최초 여성 사무관으로 시작해 그가 가는 길이 모두 해수부 최초가 됐다.

조 국장은 1996년 8월 수산청과 해운항만청이 합쳐져 해수부가 되고 2008년 2월 해양수산업무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나뉘었을 때 잠시 농림부에 몸을 담았다가 2013년 3월 부활할 때 다시 해수부로 돌아왔다. 대외업무가 주인 국제원양정책관으로 해외에 한국 여성 공무원의 위상도 높이고 있다.

조 국장의 뒤를 잇는 여걸은 김혜정 홍보담당관(행시 42회)이다.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홍보담당관 업무를 맡아 벌써 1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혜정 과장도 조신희 국장 못지않게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갖고 있다. 사무관 달고 처음 발령받은 곳이 부산청이었는데 김 과장이 첫 여성 사무관이었다고 한다.

김 과장은 통영여고를 나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공직에 있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행시를 준비, 1998년 4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행정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김 과장의 뒤를 잇는 김영신 국무조정실 경제규제심사2과장은 덕성여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45회로 2002년 공직에 입문했다. 허베이스피리트 피해지원단 어장환경개선팀장으로 있다가 인사교류 차원에서 현재는 총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2명의 김 과장 외 장묘인 수산자원정책과장, 이규선 허베이스트리트피해지원단 어장환경개선팀장, 권현욱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운영지원과장 등 5명이 간부에 해당하는 과장급에 포진해 있다.

4급 서기관에는 김자영 정보화담당관실 서기관, 고송주 해양개발과 서기관, 김태경 어업정책과 서기관, 하지은 어촌양식정책과 서기관, 서은정 해운정책과 서기관, 남우진 새월호 배상 및 보상지원단 보상총괄과 서기관 등 6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유은원(행시 45회), 서진희(45회), 김인경(46회) 등 3명의 서기관은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국외훈련를 받고 있다. 이들 국외훈련 3인방이 돌아오면 해수부 내 여성 공무원들의 사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수부도 다른 부처처럼 공식적인 남녀차별은 없다. 그러나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 공무원을 따로 배려하지는 않는다. 공교롭게도 조신희 국장의 뒤를 이어 여성 파워를 보여주는 김혜정 과장과 장묘인 과장이 골드미스다. 그 만큼 업무에 집중해 높은 업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최근 들어 공직에서도 육아휴직을 내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됐지만 바쁜 업무 속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3개월을 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일을 누군가(대부분 남성)에게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업무에 대한 성과평가가 공평하다고 하지만 1년 중 3개월을 쉰 여성 공무원이 좋은 평가를 받기란 쉽지 않다.

해수부도 최근 들어오는 수습사무관들은 10명 중 6명이 여성이다. 먼저 힘든 길을 걷고 있는 15명의 선배가 개척한 환경이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신희 국장이나 김혜정 과장이 여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여성 공무원들은 아무래도 남성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도 맡은 바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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