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발전수준이 183개 국가 중 6위로 세계 최상위권이란 평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나왔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국가경쟁력 순위를 매기면서 87위라고 발표한 것과는 극과 극인 셈이다. 한국은행은 모든 국가로부터 입수 가능한 단순지표에 기초해 산정한 결과인 만큼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발전수준을 금융기관과 금융시장 부문에서 금융심도(financial depth)와 금융접근성(access), 금융효율성(efficiency)으로 평가한 것이다. 지수는 조사대상 국가별로 상대평가한 것으로 0부터 1 범위내의 값을 갖는다. 1에 가까울수록 금융발전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IMF는 기존에 금융발전 정도를 실물경제활동 대비 금융부문의 상대적 규모를 나타내는 금융심도만으로 분석해 내부 업무정보로 활용해왔었다. 반면 이번에는 그 범위를 확대하고 조사보고서 논문 형식을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다만 IMF의 공식발표 자료는 아니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금융기관 발전지수는 0.789로 16위를 기록했다. 이는 선진국 평균(0.783)과 비슷한 수준이며 OECD 34개국 평균(0.735) 보다 높은 것이다.
심도는 0.724로 17위, 접근성은 0.700으로 28위, 효율성은 0.711로 11위를 각각 기록했다. 선진국은 각각 0.712, 0.732, 0.659로 접근성을 제외하면 선진국 수준보다 높았다. 접근성 측면에서 선진국보다 떨어진 것은 최근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등이 확산되면서 은행 지점과 ATM수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접근성은 성인 10만명당 은행 지점수와 ATM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0.902로 2위에 올랐다. 선진국 평균 0.640을 월등히 앞서는 것이다.
심도는 0.890으로 10위, 접근성은 0.754로 9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주식거래량을 의미하는 주식시장 회전율로 비교한 효율성은 1.000을 보이며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모두 선진국 수준(각각 0.696, 0.627, 0.534)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WEF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발전지수는 3.6점으로 140개국 중 87위에 그쳤었다. 이는 대다수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은 물론 나미비아(50위), 부탄(86위) 등 대표적 저소득개발도상국들보다도 낮은 순위였다.
이승환 한은 금융안정연구팀장은 “작년 WEF 평가결과와 이번 IMF 결과는 크게 차이를 보였다. 기업인 만족도 조사 성격이 강한 WEF 결과보다는 IMF 연구가 보다 객관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IMF 결과 역시 단순지표를 기준으로 해 효율성을 평가한데다 금융발전의 주요 평가항목인 금융혁신, 금융서비스의 다양성, 금융 국제화 수준 등에 대한 평가가 미흡해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