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중국 경제를 놓고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5일(현지시간) 자국 증시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 개입했지만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2% 하락한 3289.23으로 마감했고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1만8374.00으로 0.4% 떨어졌다. 중국 경제에 시장이 여전히 경계심을 보인 영향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족집게로 꼽히는 바이런 위엔 블랙스톤 부회장은 최근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약한 성장세는 젊은층을 만족시킬만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고 은행 부실채권 문제도 심화시킬 것”이라며 “소매와 자동차 판매 호조로 산업생산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이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출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위안화 가치도 미국 달러화 대비 7위안 선까지 후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프라이빗뱅크의 데이빗 베일린 투자 관리 부문 글로벌 대표는 전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씨티그룹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는 정부 목표 7%를 밑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지표는 중국의 성장이 실질적으로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중국증시가 앞으로 12~18개월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을 것이다. 특히 시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국 위안화 움직임에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오안다아시아퍼시픽의 스티븐 인스 선임 트레이더도 “중국 경제는 신용 조건의 상당한 완화에도 건전하지 않다”며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구경제에서 신경제로의 고통스러운 전환 과정에 있으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계속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 등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발 경제 위기론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기둔화는 이미 연준의 올해 전망에 포함됐다”며 “이런 전망에 심각한 위협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역설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같은 날 CNBC의 ‘스쿼크 앨리’에 출연해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진행된 프로세스의 일부분”이라며 “소비지출 등 다른 영역은 좋은 지표가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 경제가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 연구원은 “중국 경착륙 공포는 너무 과장됐다”며 “이미 서비스는 중국 경제의 51%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계속 성장하고 있고 산업과 건설 부문보다 비중도 훨씬 크다. 중국을 산업 지표로 판단하는 것은 정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