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대형운용사들의 CEO 교체 폭이 두드러져 주목된다. 그러나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일부 운용사들의 CEO는 연임이 잇달아 확정되는 등 저력을 과시해 일희일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CEO교체가 확정된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운용(민정기 대표), NH-CA자산운용(한동주 대표), 흥국자산운용(김현전 대표), 하나UBS자산운용(이원종 대표), KDB인프라운용(김상로 대표), 코람코자산운용(이현승 대표) 등이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대형운용사들의 CEO교체가 본격화 된 바 있다. 운용업계 장수 CEO이자 펀드시장 맏형인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조홍래 한국투신 감사가 바통을 물려받았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연말 구성훈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여느 때보다 봇물을 이룬 대형운용사들의 CEO교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소형사들 대비 성과가 다소 저조했던 대형사들이 심기일전 차원에서 최고경영자를 교체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내다봤다.
헤지펀드 강자였던 브레인자산운용도 송성엽 KB자산운용 운용총괄 전무를 신임 각자 대표로 영입해 운용능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특화 운용사인 코람코운용도 이현승 전 SK증권 대표를 신임 대표로 맞이했고, 업계 1위 특별자산운용사인 KDB인프라자산운용도 김상로 전 산업은행 부행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들 운용사들은 각각 국내 보다 해외로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수한 성과로 저력을 인정 받은 현대인베스트먼트 김석중 대표와 마이클리드 피델리티운용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대표펀드인 ‘로우프라이스펀드’의 호조가 김 대표의 연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펀드는 올 들어 11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유입했으며, 연초이후 성과가 38%에 달한다. (기준일:2015.5.29 제로인)
지난 2009년부터 5년 동안 피델리티운용 경영을 맡아 온 마이클 리드 대표도 유럽배당주 펀드의 호조 등 해외펀드 라인업의 우수한 성과로 최근 연임이 확정됐다.
이 밖에 인기 톱스타 전지현의 시아버지로 유명한 최곤 알파에셋자산운용 회장과 이용찬 대표도 최근 주총에서 1년 연임안이 통과됐다.
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운용사 CEO들의 세대 교체가 눈에 띄는데, 아무래도 운용업은 최고경영자의 투자 철학이 반영되고 성과가 극명히 갈린다”며 “실제 지난해 메리츠, 신영, 에셋플러스 등 CEO들이 확고한 운용 철학을 지닌 운용사들이 대성공을 거둔 것은 곧 CEO들의 마인드와 이를 펀드 운용에 접목시켜 실제로 반영하는지 얼마나 중요한 지 입증한 만큼 향후 CEO교체가 더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