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5대 은행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직원의 평균 보수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 결과, 지난해 월가의 5대 은행 CEO들과 일반 직원의 보수 격차는 124배로 2006년의 273배에서 55%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 기업에 대해 CEO와 일반 근로자의 임금 격차 공개를 의무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월가의 5대 은행들이 지난해 CEO에게 지불한 보수 합산액은 9250만달러였다. 1인당 평균 1850만 달러(약 202억원)를 받은 셈이다. 이들의 개별 평균 보수액은 2006년의 1억7360만 달러보다 47% 줄어들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의 보수는 2250만 달러로 2013년 대비 25% 증가해 월가 대형은행 CEO 중 인상폭이 가장 컸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2400만 달러를 받아 전년에 이어 최고액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6850만 달러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2000만 달러로 전년과 같았고,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밧 CEO는 전년보다 10% 감소한 1300만 달러를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CEO도 1300만 달러를 챙겼다. 이들의 보수는 대부분이 전년과 같거나 전년 수준을 밑돈 액수였다.
반면 월가 은행에 근무하는 일반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14만8740달러로 9년 전인 2006년의 12만7379달러에서 17% 증가했다.
WSJ는 CEO와 일반 직원의 보수 격차 축소에 대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주주들의 경영상 압박이 커지면서 CEO의 연봉 인상에 제동이 걸린 반면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감원을 견뎌낸 직원들은 실적 호조로 큰 폭의 연봉 인상 혜택을 본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보수 컨설팅업체인 존슨 어소시에이츠의 앨런 존슨 이사는 “호시절에는 CEO가 먼저 먹고 나머지가 챙긴다”면서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위기 의식이 여전해 역동성이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