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방계 종합물류업체인 범한판토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LG가(家) 4세인 구광모 LG 상무가 지분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동아들로 LG그룹 지주사인 LG의 3대주주다.
LG상사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범한판토스의 지분 51%(102만주)를 314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30만8550원이다.
LG상사 인수 물량 51%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 46% 중 14.9%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부사장이 보유하고, 31.1%(1919억원)는 LG가의 우호 주주들이 인수한다. 구 상무의 인수 지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LG상사는 범한판토스의 지분 82%를 6000억원 정도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LG상사가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최소 경영권 지분 수준인 51%만 인수하고 나머지 31.1%는 구 상무를 포함한 우호 주주들이 인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LG그룹이 범한판토스를 그룹의 주축 물류 사업부로 키우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LG그룹 계열사들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G그룹으로의 편입을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를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 인수로 자원 및 산업용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의 물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등 상사와 물류사업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1977년 설립된 종합물류업체로 전자, 기계, 화학, 정유, 건설, 유통 분야의 2500여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동생 구정회씨의 셋째 아들인 고(故) 구자헌 회장이 설립해 운영하다 1999년 별세하면서 부인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 부사장에게 회사를 물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