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직원 평균 근속년수에 대한 고민이 깊다. 올 초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근속년수가 여전히 경쟁사는 물론, 재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KT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의 직원 평균 근속년수는 18.3년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19.6년) 대비 1년 가량 줄었으나 여전히 국내 100대 기업 중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이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82개 기업의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이다. 10~15년이 40.15%로 가장 많았는데, KT는 이보다 5년 이상 긴 셈이다.
KT는 지난 4월 근속년수 15년 이상을 대상으로 8000명이 넘는 인원에 대한 특별 명예퇴직을 감행한 바 있다. KT 측에 따르면 명예퇴직을 신청한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51세, 평균 재직기간을 26년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나서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46.3세에서 44.5세로 낮아졌고, 평균 근속년수도 소폭 감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근속년수의 감소 속도는 예상보다 매우 더뎠다.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높으면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영자 입장에서는 마이너스(-)요인으로 생각하는게 현실이다. 실제 KT 유선 전화 인력만 해도 근속년수 15년 이상일 경우 평균 연봉이 7000만원 이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물론 올 초 대규모 명예 퇴직을 실시해 지난 3분기에 비용구조 개선 효과를 어느정도 마련했다. 지난 2분기에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인건비 증가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인건비로 전분기(1조7494억원) 대비 63.7%, 전년 동기 대비 21.8%나 절감한 6358억원을 지출했다. 그 결과 연결재무제표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9% 증가한 335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같은기간 3.9% 늘어난 5조9555억원이다.
인건비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경쟁업체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근속년수가 각각 12.9년, 7.1년인 것에 비하면, KT 입장으로서는 기형적으로 높은 근속년수가 여전히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황창규 회장도 올 초 취임하면서부터 이에 대한 고민은 계속 이어져왔다. 젊은 그룹을 꿈꾸고 있는 황 회장이지만 취임 초기부터 부담이 됐던 직원 고령화는 쉽게 바꾸기 힘들어서다. 이에 황 회장은 다음달 내로 계열사를 포함한 KT 전체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노조를 비롯해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올해말의 구조조정으로 고령의 직원들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황 회장은 구조조정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KT는 2009년에도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6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특별명퇴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전체 퇴직자의 65%가 50대였으며 평균 재직기간은 26.1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