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고정관념은 무섭다. 한번 확정되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기부에 대한 시선이 그렇다. 우리 사회는 복지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 사회 구석구석에는 다양한 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기부를 향한 시민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한국에서 모금의 역사가 그리 떳떳하지 않았다. 한 때 국가가 나서서 전...
“아들 같아서 그랬다.”
“딸 같고 대견해서 그랬다.”
병영 갑질 사건의 당사자는 사병에게 부과된 책임 이상의 일을 아무런 근거 없이 시켰다. 그 이유는 아들 같아서다. 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대사관에서는 종종 힘없는 여성 인턴이나 비정규직이 성희롱을 당한다. 가해자는 딸 같아서 그랬다고 한다. 두 사건의 본질은 뚜렷하다. 권력관계의 우위를 점한...
오뚜기가 문재인 대통령의 재계와의 대화에 초청되었다. 이전의 청와대들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초청했었다. 그래서 각 그룹사의 오너들이 초청되었다. 이번에도 오뚜기를 제외하면 흔히 재계서열이라 부르는 순서대로 기업이 초대되었다. 오뚜기라는 기업이 하나 추가되었을 뿐인데, 사회적인 관심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기업의 오너와 경영진들은 갑자기 왜...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노예제도가 폐지된 것은 2007년이다. 아프리카의 모리타니아는 1981년 공식적으로 노예제도 폐지를 선언하고, 2007년 법적으로 노예 소유를 금지했다. 국제사회가 비엔나회의를 통해 노예 매매 금지를 선언한 것이 1815년이니 근 2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함에도 불구하고 노예 시대에나 있을 것 같은 유사한 관습은 여러 가지 흔적을 남긴다.
이장한...
기업 경영의 요지는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의 내외적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지금 어떤 위기가 도래하며 그 속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내외부의 문제들은 복잡하다. 문제의 본질은 하나로 단순하게 환원되지 않고, 문제의 종합적인 크기와 성격은 개별문제들의 산술적인 합산과는...
이 글 역시 그 중 하나다.
사회혁신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보자’ 정도로 정리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말이 새로운 것에 집착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또한 특이하고 기발할 뿐인 목적 불명의 사업과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라는 의미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오히려 과거에 존재했던 방식들 중 관행과...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주가 매우 길게 느껴졌다. 사실 발생한 사건의 수가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사건들이 함축하고 있는 메시지는 컸다. 지금까지 한국을 움직이고 지탱해왔던 관행들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국민의 욕구를 정책의 일순위에 두겠다는 것이 그 요지다. 예견된 바이고 당연한 일이다.
이번 정부는 헌정사상...
5월 대선 이후의 기업 사회공헌, 어때야 할까?
억울함이 있든 없든, 기업 사회공헌은 5월 대선의 촉매가 되었다. 아니, 아주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가 되었다. ‘사회공헌의 외피를 두른 정경유착’으로 명료하게 요약되는 일련의 과정 탓에 지금까지 기업이 펼쳤던 사회공헌에 대한 신뢰 자산이 탕진될 지경이다. 일신과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장에선 벌써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순실 지원에 대해 “불법으로 지원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관행적으로 해왔던 후원활동의 일환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언론과의 간담회나 직원과의 대화도 아니고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질의에 대해 답하면서 나온 입장이니,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한 주주의 이익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을...
대상(주)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억2천만원을 부과 받았다. ㈜동원F&B는 과징금을 부과 받지는 않았지만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들 두 업체는 학교급식에서 사실상의 식자재 선택권이 있는 영양사들에게 자사제품의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면, 이러한 불공정 거래가 업계의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사회적기업이 올해로10주년을 맞는다. 2007년 1호 사회적기업 인증 이후 2016년 말 기준 1,713개의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2007년 50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으니 10년 사이에 양적으로 30배가 넘게 성장했다. 사회적기업을 통한 고용도 늘었다. 2007년 당시의 사회적기업들은 2,539명을 고용했고, 이중 1,403명이 취약계층이었다. 2016년 말 현재, 37,500여명이...
큰 위기에는 사전에 징후가 있기 마련이다. 작은 신호들의 의미를 예민하게 분석해야 위험을 회피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주말, 잠깐이지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제주항공이 회자되었다. 발단이 된 것은 한 보도였다. 제주항공이 방사능 노출 지역인 후쿠시마에 부정기 항로의 운영계획을 세웠고, 승무원들이 이 항로에의 탑승업무를 거부하고...
정체성은 이중적이다. 정체성이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누구인지 모른 채,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 무목적의 상태로 살게 된다. 반대로 정체성이 과도하다면, 우리는 나와 내가 아닌 것(타자)을 구별하고, 타자를 배척하며 맹목적으로 살게 된다.
정체성이 ‘건강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타인의 정체성을 왜곡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존중하며...
22살 청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과 함께 고민하고 있던 청년들과 협동의 힘이었다. 독점적이 지위에 있는 업체보다 더 질이 좋고 싼 제품을 지역에 들여온다면 지역민들의 복리에도 기여하고 지속가능성도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청년들과 마음을 모은 청년은 지역에서 소비협동조합 운동을 펼친다.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이사장에 취임했다....
새벽 폭설이 내렸다. 다행히 출근길은 많이 막히지 않았다. 사실, ‘다행히’ 막히지 않은 게 아니다. 다행은 뜻밖에 일이 잘되고 운이 좋은 상태를 말하는데, 새벽 출근길을 열어준 것은 운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노력이었다. 아파트 경비원은 새벽부터 아파트의 눈을 치웠다. 서울시의 공무원 7900명이 새벽부터 제설에 나섰다. 미디어들은 지속적으로 날씨와...
블랙리스트 사건의 역사는 깊다. 특히 노동관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에서 블랙리스트는 사용자들이 보유했던 노조 조직가의 명부다. 미국의 사용자들은 이 명부를 얻기 위해 주로 흥신소에 의뢰했다. 그리 떳떳하지는 못했던 일이다.
한국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의 원조는 부산의 신발업계를 휩쓸었던 노동계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1991년 9월 부산의...
‘맷값 폭행’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한 대에 백만원 씩, 스무대를 맞아야 한다며 고용승계를 주장하던 탱크로리 기사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기업 대표의 이야기 말이다. 2010년의 이 사건은 후일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파트타임 노동자 4만 4천여명의 수당과 임금 84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랜드파크는 이랜드그룹의 계열사다. 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