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1대 주주인 맥쿼리펀드가 메가박스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드랙얼롱에 따라 자동으로 지분을 매각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행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당초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방침이었지만,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자들이 중앙일보 측에 파트너쉽을 제안하면서 대안이 생긴 것.
16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내부적으로 메가박스 지분을 팔지않기로 확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공시를 통해 지분을 팔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그대로 밝힐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힐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측은 당초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공시를 통해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크게 세 가지 변수가 생겼다.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메가박스 인수전에 참여한 FI(재무적 투자자)들이 제이콘텐트리에 제휴를 하자고 재안한 것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우선매수권 행사와 제휴를 놓고 어느 쪽이 나은지 실익을 따지고 있는 상황이다.
M&A 관계자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제이콘텐트리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말고 파트너쉽을 맺자고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이콘텐트리가 맥쿼리 지분 인수를 위해 FI나 SI와 함께 하는 것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던 당초 방안과는 다른 대안이 생긴 것이다.
아직 중앙일보측은 파트너쉽을 제안한 투자자들에게 답변을 주지 않은 상태다. 메가박스 인수전이 초반인데다 아직 딜이 클로징되기까지 시간이 있어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일보(제이콘텐트리)가 이처럼 여유만만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에 따라 맥쿼리펀드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제일 높은 가격을 쓴 인수후보자의 비딩이 무조건 제이콘텐트리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연기금과의 관계가 작용했다.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하면서 결과적으로 연기금과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되버렸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중앙일보측이 공시를 통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면 맥쿼리펀드 LP로 들어간 연기금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연기금은 보유중인 메가박스 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측이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밝히면 연기금이 추진중인 딜이 엎어지기 때문이다.
주가 역시 고려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콘텐트리 관계자는 “메가박스 관련 공시를 하긴 해야 하는데 최근 주가가 많이 빠져 곤혹스러웠다”며 “메가박스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호재인데,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제이콘텐트리의 가장 강력한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메가박스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하락해 15일에는 3430원까지 밀려난 상태다.
☞ 투자자 300명에게 공개하는 종목의 속살 이투데이 스탁프리미엄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