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카드업계가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KB국민카드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계약만료 기간인 이달 말까지 끝내야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대차는 1개월의 계약기간 연장을 요청했으며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는 현행 수수료가 법에서 정한 적격비용 산정 기준에 따라 정해졌기에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차는 카드사가 떠안는 리스크가 없기에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이란 고객이 캐피탈사와 계약을 맺고 차를 살 때 카드사가 끼어 들어가는 구조로, 캐피탈사가 권유하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캐피탈사가 고객 대신 카드사에 차 값을 내주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카드사들과 수수료 인하를 놓고 개별 협상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현재 1.9% 수준인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0.7%까지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카드사들은 현대차가 요구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난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하는 수수료 산정 기준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재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1.9%)는 카드사가 0.57%를 가져가고, 캐피털사(0.33%)와 자동차 영업사원(1.0%)이 나머지 1.33%를 가져가는 구조다.
KB국민카드와의 협상이 시작부터 순탄치 않아 추후 진행될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타 카드사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둘 경우 앞으로 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는 현대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