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태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화재청이 호텔신라에 싼 값으로 국유 토지를 대여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토지는 서울 장충동 한양도성 성곽 인근에 위치한 도로로, 이중 일부가 2006년 말 이후 부터 호텔신라의 면세점 주차장 부지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토지사용료료 계약 첫 해인 2006년에 호텔신라로 부터 3095만원을 받았고, 매년 계속 늘어나 2013년에는 5744만원을 수령했다.
문제가 된 건 올해다. 지난 6월 문화재청은 연장계약을 하면서 전년보다 3715만원 인하된 2029만원에 토지를 빌려줬다. 첫 계약 이후 매년 평균 10%씩 인상되던 사용료가 64.68% 줄어든 것이다.
문화재청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2013년 계약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가 없어 인근 주택의 공시지가를 참고해 결정했다”며 “그러나 2014년 해당 공시지가가 발표되어 이에 따라 산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서울특별시 부동산 종합정보 자료를 조사한 결과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013년 이전에도 존재했다”며 “(국유 재산이) 특정 기업의 주차장 부지로 사용되는 것도, 거짓말까지 하면서 사용료를 대폭 깎아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화재청의 잘못으로 그동안 호텔신라가 더 많은 토지사용료를 지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청의 해명처럼 ‘서울시 부동산정보 통합시스템’<표>에서는 최초로 계약을 맺은 2006년 부터 2012년까지의 개별공시지가가 검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13년에도 확인 없이 예년과 같은 절차를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올해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를 인지하면서 그동안 토지사용료 기준으로 삼았던 인근 주택보다 이 부지의 공시지가가 낮다는 점을 적용, 토지 사용료를 바로잡았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2013년 공시지가가 110만원이었고, 2014년 120만1000원으로 올랐음에도 토지사용료가 64.68% 낮아진 점은 언듯 특혜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그동안 문화재청이 이 부지의 공시지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호텔신라가 더 비싼 돈을 들여 토지를 사용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계약을 맺기 3년 전인 2003년 이 땅의 공시 지가는 1㎡당 80만8000원이었다. 올해 공시지가는 2003년에 비해 50% 가량 높아졌다. 문화재청이 기준으로 삼은 인근 주택의 공시지가도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호텔신라는 문화재청이 기준으로 삼은 공시지가 인상률 만큼 매년 평균 10% 이상 오른 토지사용료를 8년간 군말없이 냈다. 갑자기 깎였다고 해서 무작정 특혜로 단정짓기엔 정황상 무리가 따른다는 해석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