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마스 던컨(42)이 확정 판정을 받은 지 9일 만에 사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던컨을 격리 치료했던 미 텍사스주 댈러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8일(현지시간) “에볼라와 용감하게 싸우던 던컨이 이날 오전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9일 만에 숨진 것이다.
에볼라 창궐 지역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이송을 돕다가 감염된 던컨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를 출발해 벨기에, 워싱턴D.C 등 3개 대륙 4개 도시를 거쳐 지난달 20일 가족과 친지가 있는 댈러스 땅을 밟았다.
6일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주위 사람과 접촉해 온 던컨은 지난달 26일 병원을 찾아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며 에볼라 감염 증상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은 항생제만 처방해주고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이틀 후 증세가 악화해 응급차를 타고 이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던컨은 지난 4일부터는 미국 키메렉스 제약사가 만든 ‘브린시도포비르’라는 경구용 실험 약물을 투여받았다. 던컨은 또 지난 7일 신장 투석을 받고 간 기능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석 하루 만에 숨졌다. 던컨과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아직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CDC와 텍사스주 보건국,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추가 감염 대상자를 48명으로 압축해 이들의 체온을 하루에 두 번씩 재고 에볼라 잠복 기간인 접촉 후 최대 21일이 지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던컨과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그의 여자 친구, 여자 친구의 딸, 조카 2명 등 4명은 특이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집을 떠나 현재 다른 곳에 격리 수용됐다.
한편,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가 던컨의 치료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판명나면서 두 번째 투여 환자의 회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취재 중 에볼라에 감염된 NBC 방송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아쇼카 묵포를 치료 중인 네브래스카 메디컬 센터는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라며 이 약물을 묵포에게 투여하겠다고 7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