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회복이 정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타이거(TIGER)지수’를 근거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매우 불균형해졌다”고 진단했다.
오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앞두고 공개된 이번 보고서에서 타이거지수는 지난 8월 현재기준 8.05로 전월(7.84)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 프라사드 이코노미스트 겸 선임연구원은 “현재 세계 경제의 회복 동력은 대부분 미국 성장 엔진에서 비롯된다”며 “이 같은 추세로는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타이거지수는 글로벌 경기회복 추이를 가늠하기 위해 FT와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 집계하는 지수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의 경기동향을 종합한다. 각국 국내총생산(GDP)과 금융 변동성, 산업생산, 소비자신뢰지수 등을 종합해 반영한다.
FT는 특히 신흥국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중국의 성장세는 둔화됐고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제 회복 정도는 ‘무기력’ 수준에 그쳤다는 것. 다만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중에서 성장 침체를 겪었던 인도만 장밋및 전망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FT는 이 같은 신흥국의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곧 종료되는 가운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사드는 “균형 잡힌 성장세를 떠받치려면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이 제 역할을 다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에 의존하기 보다 더 많은 내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FT는 IMF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를 갓 넘은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