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주년/美증시 히든 챔피언]일렉트로닉아츠 “게임도 예술”…그래픽·배경음악 고급화

입력 2014-10-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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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개발자 대거 영입… 심즈·데드스페이스·피파온라인 등 히트작 30여개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는 일렉트로닉아츠(EA)가 막대한 게임 타이틀을 앞세워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세를 이끌어 내고 있다. 심즈, 데드스페이스, 피파 온라인이 모두 EA의 게임이다. EA가 보유한 유명 게임 라인업만 30개가 넘는다.

EA의 주가는 올 들어 65%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종목 가운데 4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지난 5년간 누적 상승률은 102%에 달한다. 그만큼 앞으로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는 이야기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테크30지수에서는 페이스북과 애플을 제치고 올해 가장 수익률이 좋은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24명의 투자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지난달 EA에 투자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12명은 ‘매수(Buy)’를, 1명은 ‘아웃포펌(특정 주식의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큰 경우)’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11명은 ‘보유(Hold)’ 의견을 냈다.

EA는 1982년에 설립돼 32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임업체로서는 절대 짧지 않은 역사다. 애플의 마케팅 및 전략 담당 이사로 있던 트립 호킨스는 회사가 게임 분야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했으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게임에 내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호킨스에게 게임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놀이’가 아니었다. 점차 애플에 대한 애사심이 사라지던 차에 호킨스는 투자회사 세코이아 캐피털의 창업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소위 ‘잘 나가는’ 직장을 박차고 나와 창업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개인투자금 20만 달러를 들고 세코이아캐피털 사무실의 빈방에 게임회사를 차렸다. 회사명은 ‘일렉트로닉 아츠’. 게임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이후 호킨스는 애플 직장 동료 2명을 영입하고 세코이아캐피털로부터 투자금 200만 달러(약 21억원)를 유치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1983년에 발매한 핀볼 제작세트는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게임 덕분에 애플과 당시 게임업계 선두주자로 통하던 아타리 등 IT 분야의 인재들을 손쉽게 영입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이사회 임원으로 등재시켜 든든한 후원자를 얻기도 했다. EA는 회사명에 걸맞게 게임 개발자를 예술가로 대접했다. 1980년에만 해도 개발자는 단순히 회사원일 뿐 예술가로서 대접받지 못했다. 그러나 EA는 개발자를 한 명의 예술가로 인정,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그래픽이나 배경음악의 질을 높여 고급화 전략을 써 크게 성공했다. 저급한 게임 출시로 파산해 게임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준 아타리쇼크에도 회사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일본 비디오 게임업체 세가와 전략적인 동맹을 맺으면서 세가의 비디오 콘솔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내놓았다. 메가드라이브가 성공하면서 EA도 함께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EA는 90년대에 들어서는 탄탄한 자금을 보유한 거대 규모의 게임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으며 그 자금력을 바탕으로 소규모 게임 제작사들을 합병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개성을 가진 중소 게임업체들을 잇달아 흡수해 몸집을 키운 것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M&A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해당 게임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일이 잦아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EA를 ‘무엇이든지 다 먹어치운다(Eat All)’, ‘악의 축(Evil Axis)’이라고 별명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파 시리즈의 개선과 함께 개발자의 창의력을 존중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이러한 오명을 차츰 벗고 있다.

현재 EA는 게임 장르에 따라 EA게임즈, EA스포츠, EA비드로 나누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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