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를 내달 2일 10명으로 압축한 이후 같은 달 말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KB 내분사태가 관피아의 낙하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회추위는 관피아 우선 배제 원칙을 정해 내부 출신 중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추위는 일단 100명 내외인 전체 후보군을 확정한 뒤 다음달 2일 3차 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10여명으로 1차 압축하고, 그달 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이 선정되면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1월 21일 열기로 했다.
회추위는 “서류검토를 거쳐 4명의 후보를 뽑고 이들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이르면 다음달 하순 최종 회장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면서 KB금융 내외부 주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KB사태가 관피아(관료+마피아)와 연피아(금융연구원+마피아) 간 충돌에서 비롯된 만큼 내부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부 출신 가운데 차기 수장 후보로는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윤웅원 부사장과 은행장 직무대행인 박지우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고 지난해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경합을 벌인 인물이다. 김 전 부행장 역시 민병덕 전 행장이 사임한 뒤 행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윤 전 부사장과 함께 지난해 은행장 후보군에 올랐었다.
물론 아직까지 내부 출신 중용을 결단하기는 이르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이 ‘회장’보다는 ‘행장’에 더 적합한 인물이란 평이 나오면서 외부 출신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자천타천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임 회장과 함께 KB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고 이 이사장은 우리은행장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차기 회장에 대한 구도가 잡혀 가고 있는 가운데 임영록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직무정지 무효소송을 취소하고 등기이사에서도 사퇴하기로 하면서 KB금융 경영 정상화 작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