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초저금리 시대가 펼쳐짐에 따라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품 경쟁력 강화 위한 조직개편 단행 =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SK증권이 최근 자산관리 부문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상품본부를 신설한 것. 이번에 신설된 상품본부는 신상품 동향 파악 및 기획과 신상품 출시, 상품 개발 관련 본부 간 협력(Coordination) 등의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SK증권은 신설상품본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국내외 투자상품 개발과 운용 관련 전문가로 알려진 정경태 상무를 영입한 것이다.
현대증권도 올해 초 상품전략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두고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도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마케팅실은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상품전략담당을 신설해 고객과 시장분석을 통한 차별적 상품 개발과 공급 기능을 강화했다.
대우증권도 지난해 8월 상품마케팅 부문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CEO 직할의 상품마케팅총괄을 신설하고 상품개발·마케팅·스마트금융 기능을 편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2012년 상품 전담 조직인 ‘상품 총괄’을 신설, 전략적 상품개발 TF조직인 ‘미래상품발굴단’을 산하에 배치했으며 2013년에는 해당사업 부문을 본부로 격상시켜 CEO 직속으로 편제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 CEO 직속으로 ‘자산배분센터’를 신설하고 본부별로 있던 팀들을 센터로 한데 모아 상품기획팀, 글로벌자산배분팀, 신탁운용팀, 랩운용팀, 상품지원팀 등 5개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산관리 명가 재건을 목표로 IPS(Investment Product&Service, 투자상품 및 자문 전문가그룹)를 도입한 하나대투자증권은 IPS본부 이래 포트폴리오 솔루션팀을 뒀다. 포트폴리오 솔루션팀은 타 증권사의 상품개발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신상품 출시도 줄줄이 = 이같은 노력은 실제 상품 출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객들의 요구가 늘고 있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배당주와 연금 관련 상품이다. 정부가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히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KDB대우증권이 업계 최초로 자체적으로 산출한 배당성장지수인 대우 배당성장지수를 추종하는 KDB대우 배당성장지수 랩’을 출시한데 이어 우리투자증권도 ‘뉴 하모니(New Harmony) 배당 플러스 랩’을 출시하며 배당주 투자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도 주목할 만하다.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온 상품이지만 최근에는 수익구조를 다양화해 투자자들의 선택 범위를 확대시키는 등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설정 후 6개월 만에 연 5.2%의 수익으로 조기상환될 확률이 91%에 이르는 저행사가 ELS를 출시하기도 했다. ‘저행사가 ELS’은 홍콩지수와 유로지수를 6개월마다 관찰해 관찰시점의 지수가 조기상환 행사가 이상이면 수익상환해 주는 3년 만기 ELS이다.
현대증권의 K-FI글로벌 주가연계증권(ELS) 시리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상품의 경우 신상품이라기보다는 기존 ELS에 아이디어를 덧입혀 새롭게 인기를 끈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현대증권이 지난해부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여 차별화한 특별 상품 브랜드다.
연금 관련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의 단일계좌로 여러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가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해지 가산세가 없고 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100세 시대 연금저축계좌’를 내놨다.
하나대투증권은 ‘행복 Knowhow’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납입 원금 연 400만원까지 세액공제(공제율 13.2%)되며,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간 1200만원까지 분리과세되어 절세효과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금금리보다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 위험이 낮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부합하는 신상품 개발 역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