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500여명의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SW)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력 이동은 사업 간 컨버전스(융합)가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모바일 운영체제(OS) 타이젠 개발부문 등의 SW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사적 SW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력 재배치는 앞으로 다가올 IoT 시대에서 SW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7년 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세계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 진용을 갖추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만큼 부서 간 협업을 염두에 두고 SW 전문인력을 분산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부적 조직 변화는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관계도 더욱 두텁게 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아트멜, 브로드컴, 델, 인텔 윈드 리버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시장에서 기반을 잡기 위해 독자적 행보는 무리수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OIC 참여를 통해 스마트폰, PC, 웨어러블 기기 등 수십억개의 IoT 기기 간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IC는 이달 중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칩셋 차원의 IoT 기술 확보를 위해 인텔에 이어 구글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스레드그룹에도 참여한다. 스레드그룹은 새로운 인터넷규약(IP)을 기반으로 한 무선 통신망 프로토콜을 통해 상호 호환이 가능한 IoT 구현을 위해 설립됐다. 여기에는 네스트랩스, 실리콘랩스, 프리스케일, ARM, 예일시큐리티가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IoT 사업의 첫걸음으로 스마트홈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방하고 다양한 OS를 지원해 산업계 전반의 기업들과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엔 현재 가전기기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1.0 시대’에서 진일보된 ‘2.0 시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2.0 시대에는 밖에서 집안의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계획이다. 나아가 ‘3.0 시대’에는 OIC를 발판 삼아 다양한 회사 제품이 서로 호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향후 스마트 출입통제, 에너지, 건강,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IoT 시대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인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타이젠 OS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1년 ‘소프트웨어를 주도하는 기업’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하고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했다. 이어 1년 뒤에는 DS(부품)부문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인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신설했다.
더불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인큐베이팅 등을 통해 SW·서비스의 창조와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삼성 전략&혁신센터’,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각각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