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 국가’(IS) 격퇴전략과 관련해 “아직 군사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윌리엄 번즈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인도적 지원 범위 내에서 미국 측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국 측은 IS 격퇴를 위한 국제적 지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이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 직후 나온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인도적 차원을 넘어서는 군사적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향후 정부의 방침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지원요청을 받지 않았고 인도적 지원을 계속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다만 아직까지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군사적 지원에 나서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IS전략의 핵심이 공습(airstrikes)이어서 우리 군이 현실적으로 지원해줄만한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공습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군사작전 계획도 아직 윤곽을 잡지 못했다는 외교가의 주장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김 실장은 “미국 측이 IS 문제와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우리도 견해를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서아프리카에 군병력 3천명을 투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주로 의료인력으로 보고 있는데 한국 차원에서 어떤 것을 지원할 것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귀국 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미 양자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북핵문제에 대해 견해를 같이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차원에서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 실장과 라이스 보좌관의 면담을 통해 한·미 양국이 양국 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하고 다양한 양자·지역·국제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