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최근 강도를 높인 중국의 외국 기업 때리기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정부에 외국 기업과 관련한 반독점 조사 남용이 자칫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루 장관은 최근 중국의 왕양 부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최근 외국기업에 대한 집중 조사는 이들 기업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7월에 베이징에서 열린 제6차 중ㆍ미 전략 경제대화에서도 미국 측이 지적한 문제다. 이 대회는 세계 2대 강국(G2)인 중국과 미국이 매년 양국의 현안과 글로벌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각료급회의다. 당시에도 양측은 이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의 이번 경고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외국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의 반독점 및 가격 담합과 관련된 조사가 외국기업에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들 기업은 중국이 자유 시장 경제를 만들기보다는 자국 기업 감싸기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해당 조사가 불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을 6년 만에 강화해 관련 조사에 대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에 대해 가격담합이나 잠재적인 반독점 활동 가능성 등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이달 초 MS 측에 20일 안에 윈도와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의 비호환성 및 끼워 팔기(번들제), 공개정보 제한 등에서 비롯된 문제에 대해 소명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12일에는 아우디와 크라이슬러에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총 3억1200만 위안(약 527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미국 측의 불만 표시에 왕 부총리는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중국 고위 관계자들은 정부가 자국기업과 외국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소비자 권익 신장을 위해 반독점법을 강화에 나선 것일 뿐 외국 기업 때리기는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