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남부지법이 저가 화장품 판매업체인 '미샤'의 꽃무니 로고를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후 업체들의 유사 CI에 대힌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특히 유사 CI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는 재벌급 대기업도 속해 있어 미샤의 '짝퉁 CI' 후폭풍이 거세질 것도 예상된다.
우선 재계 1,2위를 다투는 GS그룹. GS그룹은 HP, 포드, 페라리 등 세계 유수 기업의 CI를 맡고 있는 란도社를 통해 지난해 2월 G자와 S자를 형성화한 새 CI를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는 국내 중소기업 삼이실업의 CI와 유사한 형태. 삼이실업의 CI의 경우 업체명이 들어가는 것과 색깔이 파란색 계열로 차이가 있을 뿐 G자와 S자를 형상화한 형태는 거의 유사하다.
당초 12년 전 스페인의 디자인 회사를 통해 CI를 제작한 삼이실업은 특허나 실안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GS건설이 유사한 CI를 내놓자 상표등록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란도社의 경우 예전 LG그룹의 로고를 제작할 때도 붉은색 LG 알파벳 배치를 웃는 얼굴처럼 형상화한 CI가 미국의 모 단체 로고를 따라했다는 표절 논쟁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월 새 CI를 선보인 MBC문화방송도 다국적 금속 제련기업 보디코드(Bodycote)社의 로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두회사의 로고는 알파벳 B자를 검은 색으로 쓰고 중앙에 빨간 색 네모박스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사실상 똑같다. 당시 MBC측은 '보디코트사의 CI가 국내 상표로 등록돼 있지 않아 법률 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인 만큼 그 일부분인 CI에 대한 표절 의혹은 큰 오점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과 네티즌들은 표절 시비가 본격화된 이들 업체 외에도 CI 표절 의혹이 있는 대기업 로고도 제사했다.
국내 식품, 엔터테인먼트 계열 대기업인 CJ그룹의 CI가 대표적인 '숨은' CI표절 케이스. 영문 CJ다음에 꽃잎을 형상화한 타원 세개가 그려진 CJ그룹의 CI는 프랑스의 고급 주방용품 업체 루미낙(Luminarc)社의 CI와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 다만 루미낙社의 경우 세개의 꽃잎이 실제 꽃잎 형태에 더 가까워 타원이라기 보다는 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또 꽃잎의 색깔도 루미낙社의 경우 파랑, 노랑, 빨강을 연하게 집어넣은 반면 CJ는 원색이란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국내 2위 인터넷포털 다음도 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의 CI는 세계최대 인터넷 경매포털 이베이(ebay)와 유사한 형태. 색깔도 노랑, 파랑, 초록, 빨강을 사용한 것이 똑같으며 다음 알파벳의 높낮이와 색깔의 배치가 서로 다를 뿐이다.
최근 터진 미샤의 표절 문제에 대해 문화계 전문가들은 "GS그룹의 경우 차치하더라도 MBC나 CJ의 경우 지재권에 관심이 높은 문화 콘텐츠 전문 회사인 것을 감안할 때 표절 의혹이 있는 CI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중소기업인 미샤만 CI표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셈"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