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의 단독대표로 올라선 정용동<사진> 대표가 농협 계열사 편입을 계기로 회사를 재정비한다. 이를 통해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휘청였던 ‘토종 종자기업’ 농우바이오가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우바이오는 오는 24일 농협중앙회에서 농협 계열사 편입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정 대표는 농협 계열사가 된 농우바이오의 향후 비전과 목표, 계획에 대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정 대표가 이날 기념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사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인 농협의 자본력이 들어오는 만큼, 국내 대표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에도 향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농우바이오는 2012년 기준 국내 매출 600억원, 종자수출 1500만 달러를 달성한 국내 대표 종자기업이다. 특히 채소 종자시장 규모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올해 현지법인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4% 늘어난 2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함께하는 일류 회사’를 표방하며 오는 2020년까지 국내 매출 890억원,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목표치로 내세웠다. 우수인재 확보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글로벌 톱10 진입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각오도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농우바이오가 농협 계열사로 정식 편입되더라도 이 같은 정 대표의 장기적인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 1일 창업주 고(故) 고희선 명예회장의 부인인 유연희 대표의 사임으로 기존 각자 대표 체제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 만큼, 정 대표에게 실리는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 계열사 편입, 단독 대표 체제 전환 등으로 정 대표의 권한과 책임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농협 계열사로 편입된 첫 해인 만큼, 과도기적 시기를 정 대표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농우바이오는 창업주 고 명예회장 사후 1300억원의 상속세를 마련하지 못해 오너 일가가 지분 전량을 매각한 사례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사업적인 측면이 아닌, 상속세 등 사업 외적인 측면에서 휘청였던 만큼 침체됐던 회사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도 정 대표가 농협 계열사 편입 1년차에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증권업계에선 농우바이오가 농협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향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비료기업인 남해화학, 농협케미칼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농우바이오 인수로 비료, 농약, 종자 등 3대 농자재를 모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해외시장 경쟁을 위해서도 농우바이오가 향후 고가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