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민병대가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장악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슬람계 민병대 연합으로 지난달 23일 트리폴리 공항을 손에 넣은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라는 단체가 대사관 주요 건물을 점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7월 말 리비아 치안상황이 악화하자 대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인근 튀니지로 대피시킨 상태다.
AP 기자에 따르면 대사관 주거단치 외관에 소구경 화기와 로켓포 흔적이 남아있어 무장세력 간 격렬했던 교전을 상기시키고 있지만 내부 집기에 큰 파손은 없는 상태다.
파즈르 리비아의 무사 아부-자키아 사령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속주의 민병대인 진탄을 몰아내고 지난주부터 대사관 건물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복귀한다면 신의 축복 하에 크게 환영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가 장악한 지역은 안전하고 전혀 곤란한 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파즈르 리비아는 이날 비무장 상태의 한 남성이 대사관 내 수영장에서 노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몰타에 머무르고 있는 데보러 존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에 “민병대가 진입했으나 대사관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으며 약탈도 없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강력한 정부의 부재로 민병대들이 경찰과 군을 대신해 치안을 맡아왔다. 그러나 민병대 간 교전도 치열해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다.